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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4화 겁

전동하가 담담하고 가볍게 말하자, 소은정은 놀라서 눈이 똥그래지며 더듬거렸다. “그게…… 그게 가능해요?” 전동하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최면술로 소은정에게 신세계를 경험하게 했다. 전동하는 피식 웃었고, 그 웃음에는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는 믿음이 담겨 있었다. “당연히 가능하죠. 다 잊어버리면 누군가 아무리 윽박질러도 은정 씨를 지목하진 못할 거예요. 그 둘의 죽음이 은정 씨랑 아무 상관도 없다는 게 밝혀지면 우리는 작전에 성공한 거예요.” 소은정은 전동하의 일 처리에 감탄했고, 그녀의 눈빛에는 그를 향한 존경이 가득했다. “여보, 당신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안았고, 얼굴을 사랑스럽게 비볐다. 전동하는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고, 오늘 한 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뿌듯해했다. 그 순간, 위층에서 기침 소리가 들려왔고, 두 사람은 마지못해 서로한테서 떨어졌다. 문지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며 그 둘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둘이 껴안고 무슨 난리야!” 전동하는 조금 당황했고 문지웅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소은정은 그다지 개의치 않았다. “내 남편을 내가 껴안겠다는데, 봉건시대도 아니고 뭘 그래요?” 문지웅이 눈을 크게 치켜뜨고 소은정을 바라보고 있는데 소찬식이 뒤에서 웃으면서 내려왔다. “어른이 말하는데 뭐라고 하는 거야?” 문지웅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은정을 가리키더니 말했다. “너 혼날 줄 알아. 감히 나한테 대드는 거야?” 소은정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마음에 없는 소리를 했다. “제가 잘못했어요.” 문지웅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며 말했다. “넌 정말 10여 년 동안 변한 게 하나도 없구나!” 소찬식도 한마디 거들었다. “성질머리 하고는!” 전동하가 웃으며 일어나더니 입을 열었다. “혹시 어디서 주무실 예정입니까? 가까운데 인터내셔널 호텔이 있는데 로열 스위트 룸을 예약해 뒀어요. 거기서 주무시는 게 어때요?” 문지웅은 미소를 지었고, 소찬식은 전동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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