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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5화 따라하기

임유경이 다가가서 머뭇거리자 박예리가 고개를 돌렸다.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서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사라졌다. 박예리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기다리고 있었어. 늦게 나왔네.” 임유경은 다가가서 무심한듯 말했다. “미안해. 내가 시기를 잘못 고른 것 같아. 남의 가정사를 의도치 않게 듣게 돼서 미안하네.” 박예리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어차피 우리 집 사람이 될 텐데 미안하기는.” 임유경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너희 오빠 나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 같은 유형은 안 좋아하는 거 아니야? 베이비시터한테 대하는 태도도 나보다는 좋은 것 같더라.” 박예리는 웃으며 다가가서 그녀의 팔짱을 꼈다. “유경아, 이상한 생각하지 마. 사람마다 각자 생각하는 게 달라서 그래. 오빠가 고작 베이비시터랑 눈 맞을 리 없잖아? 날 도발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야. 우리 둘 사이의 모순 때문에 네가 피해 보는 일은 없을 거야. 너 같은 스타일을 안 좋아하면 네가 스타일을 좀 바꿔보는 게 어때?” 임유경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박예리는 웃으며 그녀의 팔을 잡아 끌었다. 두 사람은 그 뒤로 백화점 쇼핑을 즐겼다. 그들은 명품 매장으로 가서 마음에 드는 것을 쓸어담았다. 옷과 액세서리를 사느라 임유경은 모아 놓은 적금까지 다 털고도 신용카드를 긁었다. 겉으로는 담담하게 웃고 있었지만 사실 속에서 피가 떨어지고 있었다. 사실 섹시 큐티 컨셉은 그녀처럼 지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녀는 몸매가 살짝 드러나고 발목까지 오는 긴 원피스를 입었다. 색상이 화려해서 그런지 멀리서 봐도 눈에 확 튀는 스타일이었다. 임유경은 침착하고 성숙한 스타일을 선호하는데 전혀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며 낯설다고 느꼈다. 박예리는 대놓고 어떤 스타일이라고 집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소장품 경매에서 소은정이 입었던 스타일과 흡사했다. 그녀는 누군가에게 귀뺨이라도 맞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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