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5화 사라진 여자
비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대표님, 지영준은 쉽게 사람을 풀어주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박 대표랑 윤재수는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한배를 탄 것 같은데요….”
전동하는 짜증스럽게 그의 말을 잘랐다.
“그쪽에서 안 풀어주면 박수혁이 구하러 갈 수는 있겠지. 그냥 그렇게 전해.”
비서는 짧은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물었다.
“박수혁이 불쌍해서 이러시는 겁니까? 잘나가던 대기업 대표가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하지만 대표님께서 가족들 행방을 그에게 알려준다고 해도 그쪽에서 고마워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 입 다물어. 요즘 말이 왜 이렇게 많아?”
전동하는 인상을 쓰며 비서를 노려보았다.
비서는 그제야 멈칫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는 박수혁을 대하는 전동하의 태도가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고 느꼈다.
연민일까?
하지만 전동하에게서는 그 답을 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지영준의 별장.
배신자를 두들겨서 반병신을 만들어 버린 뒤, 지영준은 놈이 사실을 실토할 수 있게 약물을 주사했다.
이미 놈은 맞아서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라 입을 열게 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지영준은 자신의 두 형제가 죽은 배후에 윤재수가 있다는 것을 그제야 믿게 되었다.
그는 분노가 치밀었다.
‘내 손을 빌려서 전동하를 제거하려고 했던 거야?’
그들이 정말 싸움이 났다면 전동하나 지영준이나 서로 크게 다쳤을 테고 윤재수는 편히 앉아서 이득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영준은 치가 떨렸다.
이때, 위층에서 달려내려 온 박예리가 씩씩거리며 그를 추궁했다.
“소은정은요? 그년 어디 갔어요?”
지영준이 이를 갈며 대답했다.
“보냈어요.”
그는 그녀와 쓸데없이 싸우고 싶지 않았다.
박예리가 여기 있을 수 있었던 건 윤재수가 박예리를 안중에도 두지 않기 때문이었다.
지영준 역시 박예리가 얼마나 멍청한지 매일 깨닫고 있는 중이었다.
조금만 더 멍청했어도 참아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박예리가 악을 쓰며 주변에 있던 물건들을 집어 던졌다.
“당신이 뭔데 그 여자를 풀어줘? 남겨두고 천천히 괴롭히자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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