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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2화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박예리의 손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는데 제대로 소독하고 치료를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소은정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민혜는 못 말린다는 듯이 박예리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예리야, 바보 같은 짓 하지 마. 윤재수 그 인간 딱 봐도 좋은 사람은 아니야. 네가 여기 남는 거, 네 오빠한테 해가 될 뿐이라고!” 박예리는 짜증스럽게 이민혜를 밀쳤다. “엄마가 뭘 알아? 오빠는 윤재수와 손을 잡기로 했어. 당연히 일이 생기면 매제 편을 들겠지. 우리는 가족이니까. 외부인이 이 사업에 끼어들 기회는 없어. 윤재수가 어떤 사람인데? 모두가 연줄을 대고 싶어서 안달이 났어. 오빠한테 이런 파트너가 생겼다는 건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야. 내가 오빠를 위해 이렇게 큰 희생을 했으니 오빠도 내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박예리는 거만한 표정으로 가슴을 펴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이민혜는 뭐라고 말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박예리는 소은정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 “저번에 죽었을 줄 알았는데 운 좋게 살아남았네? 하지만 이번은 다를 거야. 내 손에 잡혔으니까. 조금 전에 나간 남자, 내 남자친구랑은 막역한 사이거든. 널 죽이고 살리는 일은 그 사람 한마디면 끝난다고. 소은정,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어보지 그래?” 소은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박예리, 그런 사람들이랑은 관계를 빨리 정리하는 게 좋아. 네 체면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생사가 달린 문제니까.” 소은정은 동남아에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많이 겪었다. 인신매매, 장기매매, 약품… 입만 열면 중범죄를 저지르는 게 그들의 일상이었다. 무고한 사람들도 그들에게 잘못 걸리면 인생이 내리막길을 걷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박예리가 이를 갈며 냉소를 지었다. “훈계 필요 없거든? 네가 뭔데? 네가 그렇게 대단해?” 소은정은 한숨을 쉬며 이민혜에게 시선을 돌렸다. “사모님은 잘 아시잖아요. 여기 남아 있는 거 박수혁한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요.” 이민혜는 미간을 찌푸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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