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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4화 낚이지 않는 남자

“바르게 했는데?” 소은정은 핸드폰을 흔들며 대답했다. 성강희는 화가 났지만 웃는 얼굴에 침을 뱉지 못한다고 그녀가 웃는 모습을 바라보더니 차올랐던 분노도 가라앉았다. “됐고. 왜 불렀어?” 소은정은 미소를 지었다. “왜 부르긴. 너 이런 곳 되게 좋아하잖아. 와서 같이 놀자.” 성강희는 이런 곳에서 놀기를 즐긴다. 그런데 오늘, 그는 소은정이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찝찝했다. 성강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눈썹을 찡그렸다. “나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소은정은 그가 불편해하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고 그를 불러 세웠다. “잠깐만. 나 화장실 좀 들렸다가 같이 가자. 나 골프장까지만 데려다줘.” 성강희는 시간을 보더니 한숨만 내쉬었다. ‘됐어. 얘랑 뭘 따지겠냐.’ 그는 폰에 달린 차 키를 흔들며 재촉했다. “빨리 다녀와. 나 오래는 못 기다려.” “칫.” 소은정은 얼른 화장실로 향했다. 얼마 후. 그는 소은정으로부터 이미 문 앞에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차 키를 손에 쥐고 나간 성강희는 계단에서 마침 문설아와 마주쳤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성강희는 멈칫했다. 문설아는 오히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웃었다. “가는 거야?” 성강희는 머리를 끄덕였다. “응. 나 다른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될 것 같아. 다음에 또 보자.” 문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비켜주었다. 두 사람은 스쳐 지나갔고 성강희는 계단을 내려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처럼 긴장한 느낌은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소은정은 문 앞에서 화분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화분 앞에서 기웃거리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성강희는 웃으며 다가갔다. “갖고 싶어? 하나 줄까?”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지금 화분 통을 보고 있는 거야. 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면 싫어.” 성강희는 피식 웃었다. “웃기고 있네.” 두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며 나갔다. 문설아는 두 사람이 차에 타는 것을 내려보고 있었고 성강희가 소은정을 바라보는 멜로적인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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