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7화 당신 기다렸지
한유라는 어차피 다시 침대로 가서 누워도 잠들지 못할 것 같아서 화장대에 마주 앉았다.
평소에는 꾸미는 거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회사에 남편의 전 여자친구가 있다고 생각하니 지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심강열이야 출근을 하든 말든 일단 옷방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예전에는 간단한 오피스룩만 입고 다녔는데 명품 브랜드였지만 한유라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녀는 옷방에서 하얀색 끈나시 원피스를 꺼냈다. 섹시함을 강조한 이 원피스는 그녀의 굴곡진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냈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화장대로 가서 간단한 화장을 하고 자신의 몸매를 감상했다.
그녀가 립스틱을 고르고 있는데 갑자기 방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안으로 들어온 심강열은 등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으며 몸을 밀착해 왔다.
과감한 손놀림에 당황한 한유라가 다급히 고개를 들었다.
거울에 비친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그녀는 약간 놀라웠지만 손길을 쳐내는 대신 립스틱 뚜껑을 열고 입술에 발랐다.
“아직 안 나갔었어?”
그녀가 무심한듯 물었다.
“당신 기다렸지.”
남자는 살짝 거칠어진 목소리로 대답하며 거울에 비친 그녀의 모습을 대놓고 감상했다.
한유라는 그가 뭘 하려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아는 심강열은 정해진 시간에 일에 집중하는 사람이었다.
직원이 빨리 회사로 오라고 재촉하는 상황에 그녀와 집에서 밀회를 즐길 만큼 나태한 성격은 아니었다.
그러니 어차피 만지작거리다가 멈출 게 분명했다.
한유라는 자신을 보며 욕정에 취한 그의 모습을 좋아했다. 자신이 모든 걸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
이 남자는 그녀에게 빠져 있었다.
한유라는 담담한 눈빛으로 그의 눈을 빤히 응시했다.
그러고는 뒤돌아서 그의 목을 끌어안고는 다리를 그의 허리에 걸쳤다.
“정말 기다릴 거야? 나 바로 못 나가는데.”
남자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더니 굳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욕구를 억제하는 모습이 훤히 보였다.
그는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의 옷차림을 감상하더니 살짝 짜증 난 말투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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