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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6화 잘못 건드린 거야

한유라도 심강열이 좋았다. 열렬한 사랑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지만 심강열은 충분히 나이스한 남자이자 남편이었고 결혼생활은 정략결혼에 대한 편견을 깨버릴 정도로 행복했다 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꿰서일가? 부부끼리 충분히 할 수 있는 말도 심강열에게만큼은 왠지 조심스러웠다. 조금이라도 뭔가를 욕심내면 서로의 이익을 탐하는 이 정략결혼의 민낯이 드러날 것만 같아 두려웠다. 한편, 변덕스러운 한유라의 모습에도 심강열은 짜증 하나 내지 않고 오히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솔직히 이 상황이 꽤 재밌기도 했다. 따분하기만 한 회사에서 통통 튀는 한유라의 매력 덕분에 하루하루가 재밌어지기 시작했으니까. 잠시 후, 급한 일들을 처리한 심강열이 한유라가 아닌 다른 남자 비서를 호출했다. 파일을 덮은 심강열이 어리둥절한 표정의 비서를 향해 물었다. “아까 밖에서 무슨 일 있었습니까?” 비서가 고개를 저었다. ‘한 비서님이 대표님 흉을 보긴 했지만 그 얘긴 굳이 할 필요 없겠지.’ “조 비서가 승진하고 한유라 씨가 수석 비서로 승진했죠. 그래도 아직 부족한 게 많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혹시라도 무슨 일 생기면 바로 나한테 보고하고요.” “아닙니다, 대표님. 한 비서님, 굉장히 능력이 출중하신 것 같습니다. 업무적으로 어려운 점도 없고요.” ‘참나. 내가 바본 줄 아나. 지금 나더러 대표 앞에서 사모 흉을 보라는 거야? 그건 안 될 일이지.’ 하지만 나름 신경 써서 한 대답에도 심강열의 표정은 여전히 어딘가 차가웠다. 잠시 후,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비서가 조심스레 물었다. “대표님, 도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지?” ‘두 사람 부부 아니야? 궁금한 거 있으면 직접 물으면 되잖아. 왜 엄한 나를 잡고 그러신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던 심강열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런 질문... 유치하다는 거 아는데 어쩔 수 없네요. 혹시 한 비서를 괴롭힌다거나 왕따 시킨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까? 기분이 안 좋아 보여서요.” 이에 비서가 다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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