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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7화 박수혁의 복귀

소은정이 실종된 날부터 전동하는 하고 싶은 말을 숨기고 또 숨겨왔었다. ‘이렇게 살아서 다시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은 의료진들과 함께 검사실로 들어가는 전동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문이 매정하게 닫히고 전동하와 소은정은 왠지 다른 세계에 갇히게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소은정은 검사실 앞에서 한시간을 조각상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멍하니 서 있는 것뿐이었지만 마음만은 굉장히 편안했다. 잠시 후, 뒤편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오빠가 돌아왓나 보네.’ “은정아, 전 대표 깼다면서?”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소찬식의 눈이 오랜만에 반짝였다. 아무리 생명의 은인이라지만 딸이 평생 식물인간만 바라보고 사는 건 싫었으니까. 고개를 돌린 소은정 역시 환하게 웃었다. “네. 지금 검사받으러 들어갔어요. 곧 나올 거예요.” 소찬식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이제부터 전 대표는 우리 집안의 은인이야. 필요한 거 있으면 뭐든 말하라고 해.” “그럼요. 아빠도 이제 한시름 놓으세요.” “그래. 은해 넌 여기 있어. 난 집에 가봐야겠다. 박 집사한테 보양식 좀 만들라고 부탁해야겠어.” 소찬식이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며 자리를 뜨고 병원 복도 좌석에 털썩 주저앉은 소은해가 지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은호 형이랑 형수님한테도 다 연락 돌렸어. 다행이라고 하더라.” 잠시 후, 소은호와 한시연 역시 병원으로 달려왔다.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한 표정의 소은호가 굳게 닫힌 검사실 문을 힐끗 바라보았다. “의식 회복했다고?” “응. 지금 검사받는 중이야. 아마 곧 끝날 거야.”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요. 아가씨, 이제 한시름 놓을 수 있겠어요.” 한시연의 말에 소은정이 미소를 짓던 그때 소은호가 어딘가 굳은 표정으로 한발 다가섰다. “박수혁이 돌아왔어.” 그 한 마디에 자리에 있는 모두의 눈이 동그래졌다. ‘이렇게나 빨리? 게다가 하필 지금?’ 소은호가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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