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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0화 놓을 수 없는 마음

주변의 소리가 잦아들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눈앞의 남자는 암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은정은 여전히 냉랭한 표정을 유지했다. 박수혁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를 보면 지난 과거가 떠올라서 힘들었다. 이제 그녀의 옆에는 그녀를 웃게 해줄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앞으로 더 행복할 것이다. 소은정은 잠시 침묵하다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나 남자친구 생긴 거 알잖아. 없다고 해도 다시 돌아갈 마음은 없어.” 박수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알아. 남자친구. 결혼해도 이혼하는 세월에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남자친구가 무슨 소용이지? 아직 나에게도 기회가 있는 거잖아.” 소은정이 인상을 쓰며 반박하려는 순간, 등 뒤에서 김하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정아.” 고개를 돌리자 김하늘이 그녀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그녀는 어딘가 초조해 보였다. 소은정은 담담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먼저 갈게.” 어차피 그와 이런 대화를 계속하고 싶지는 않았다. 박수혁은 말없이 술잔을 입가에 가져가서 기울였다. 옆모습이 유난히 쓸쓸하게 느껴졌다. 소은정은 김하늘에게 다가가며 부드럽게 물었다. “이제 도착한 거야?” 김하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라는 남자친구랑 같이 온다고 해서 나 혼자 왔어. 네가 박 대표랑 이야기하고 있길래 불렀지. 저 사람 아직도 마음을 못 접은 거야?” 소은정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사람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목 매달잖아. 아무리 진심이라고 해도 그걸 누가 믿겠어?” 냉랭하고 매몰찬 대답에 김하늘조차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너 정말….” 그녀는 처음으로 박수혁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은정은 관심 없는 사람에게 이성적이고 냉철했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박수혁의 속마음을 꿰뚫어본다는 건, 그에게 정말 마음이 떠났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두 사람의 이혼 과정에서 가장 상처받은 사람이 박수혁이라고 생각했다. 김하늘은 더 말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어차피 그녀는 지금 전동하와 행복한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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