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화 죽었어
말없이 한참을 걷던 그때, 소은정이 웃으며 다가갔다.
“오빠, 선물 다른 걸로 주면 안 돼?”
“뭔데?”
“요즘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가AI분야에 관한 거거든? 오빠가 좀 도와주면 안 될까?”
소은찬은 모든 나라에서 욕심내는 천재 학자, 기업의 연구원으로 있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인물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좋은 인맥을 두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소은찬은 별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근데 휴가를 1달밖에 못 받았는데. 괜찮겠어?”
“괜찮지 그럼.”
목적을 달성한 소은정은 장난스레 웃으며 카드를 흔들었다.
“뭐 이것도 일단 받아둘게. 고마워, 오빠.”
한편, 박수혁과 강서진도 누군가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상태였다.
이리저리 고개를 빼들던 강서진은 누군가를 발견하고 박수혁의 옆구리를 찔렀다.
“와, 여기서 또 보네. 소은정이잖아?”
소은정 옆에는 단정한 이목구비와 차분한 분위기의 또 다른 남자가 있었다.
고개를 든 박수혁의 시야에 소은정의 얼굴이 들어왔다. 길게 늘어트린 머리와 우아한 블랙 원피스, 그녀는 낯선 남자를 향해 애교 섞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소은정을 발견한 박수혁은 뭔가에 홀린 듯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 소은정과 소은찬의 대화가 그대로 들려왔다.
“그런데 왜 이혼한 거야?”
“죽었어.”
소은정이 덤덤한 말투로 대답했다.
“아, 그래.”
소은찬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소은정의 대답에 박수혁과 강서진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박수혁은 멀어져 가는 그녀가 다시 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소은정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만 봐. 형은 이미 죽었다잖아.”
강서진이 웃으며 박수혁의 어깨를 토닥였다. 이때, 비서가 보낸 사진이 도착하고 박수혁에게 더 중요한 일 얘기를 하려던 순간, 강서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비서가 보낸 사진은 바로 오늘 두 사람이 스카우트하려던 남자의 사진, 그리고 그 사진의 얼굴은 분명 방금 전 소은정의 옆에 있던 그 남자였다.
“으악!”
깜짝 놀란 강서진이 소리를 지르고 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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