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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안 돼?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소은정이 입을 떡 벌렸다. “적당히 먹어요. 그러다가 체하면 어쩌려고...” 마지막 반찬까지 집어먹은 전동하가 티슈로 손을 닦았다. “은정 씨 정성이 담긴 음식인데 하나라도 남기고 싶지 않아서요.” 전동하도 워낙 자기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사람이라 이렇게까지 과식한 건 몇 년만에 처음이었지만 마음만은 달콤했다. 마치 온 세계를 얻은 것 같은 기분이랄까? 두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마주치자 소은정이 먼저 싱긋 웃어보였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평소에는 느껴지지 않는 묘한 적극성에 전동하가 먼저 물었다. “혹시 부탁할 거 있어요?” 소은정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이올렛 장고은 편집장이 손호영 씨한테 누드 화보를 강요해서 제가 거절했거든요. 그쪽도 기분이 많이 상했을 테니까 가만히 있진 않을 테고 그래서 지금 바이올렛보다 영향력이 더 큰 잡지사 화보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미국 패션잡지 VJ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은해 오빠도 곁에 없고... 혹시 동하 씨가 아는 사람이면 다리 좀 놔줄 수 있어요?” 소은정의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던 전동하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은정 씨가 먼저 나한테 부탁을 해줬어. 이런 기회는 절대 쉽게 오지 않는 건데...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안 될까요?” 한참이 지나도 아무 대답 없는 전동하의 모습에 소은정이 다시 눈치를 살폈다. 동하 씨도 안 되면... 은해 오빠한테 부탁할 수밖에... 잠시 후 눈동자가 이쁘게 휘어지도록 웃던 전동하가 대답했다. “아니요. 무조건 도와야죠. 아니, 은정 씨를 도울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바로 휴대폰을 꺼낸 전동하는 VJ 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은정이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던 와중에 전화 연결음이 몇 번 울리기도 전에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동하 씨? 무슨 일로 먼저 전화를 다 했어요. 미국에는 언제 들어와요? 저번에 말했던 인터뷰...”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 톤을 보아하니 두 사람 사이 듣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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