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7화 좋아해?
잠깐 망설이던 소은정이 우연준을 향해 소리쳤다.
“맛있는 거 나 혼자만 먹는 건 반칙이죠. 촬영팀 스태프 모두에게 미슐랭 디저트 쏘겠습니다.”
소은정의 말에 모두가 환호했다.
워낙 열악한 촬영 환경에서 베이커리 빵이라도 감지덕지할 판에 미슐랭 디저트라니.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다.
사람들의 환호성에 어깨를 으쓱하는 소은정의 모습을 바라보던 김하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이고... 잔뜩 신났네.
그 뒤로 촬영장을 나설 때까지도 김하늘의 뒷담화를 하던 여배우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일부러 그녀를 피하는 듯했지만 어느 쪽이든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하늘이가 알아서 한다고 했으니까 믿고 맡길 수밖에.
늦은 저녁, 소은정은 왠지 하루가 긴 것 같은 기분에 일단 욕조에 몸을 담구었다.
샤워를 마친 그녀가 가운을 입고 나오던 순간, 전동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고개를 갸웃하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지금 동하 씨 쪽은 새벽 2시 아니에요? 아직도 안 잤어요?”
소리를 죽여 웃는 전동하의 목소리에서 숨기지 못할 피곤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제 겨우 시간이 났네요. 오늘 하루 종일 은정 씨 목소리 못 들었잖아요. 이대로 자면 잠 설칠 것 같아서요.”
전동하의 솔직함에 소은정이 얼굴을 붉혔다.
소파 쪽으로 걸어가던 소은정이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동하 씨 진짜 많이 변한 거 알아요? 처음에 만났을 때는 안 이랬는데 말이야.”
“이런 모습 싫어요? 난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한테만 보여주는 건데. 적응할 수 있겠어요?”
비록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왠지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동하 씨는 정말 내가 좋은가 보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묘했다.
“그럼요. 적응해야죠.”
솔직히 친절하지만 왠지 벽을 치는 듯한 과거의 전동하보다 지금의 전동하가 훨씬 더 친절하고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느껴졌으니까.
가슴이 간질거리는 기분에 소은정의 심장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그쪽 일은 잘 풀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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