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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엄살

그녀의 명예를 짓밟고 SC그룹에서 쫓겨나게 만든 뒤 태한그룹의 작은 지사로 들어가라? 어쩌면 이 집안사람들은 이렇게나 뻔뻔할까? 소은정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아니요. 전 남편 회사에서 일하는 악취미는 없습니다. 전 돈을 보고 움직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누구와 달리요.” “소은정, 내가 얼마나 자비를 베푸고 있는지 모르는 거냐? 언제까지 고집을 부릴 셈이야! 이번 기회까지 놓치면 정말 후회하게 될 거야.” 누구가 가리키는 게 박대한 자신임을 눈치챈 박대한이 분노했다.. “누가 후회를 하게 될지는 두고 보면 알겠죠.” 당당한 박대한의 목소리를 들으며 곧 밝혀질 진실을 알게 된 그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하던 소은정의 얼굴에 흥미진진한 표정이 피어올랐다. 만약 소은정이 정말 평범한 여자였다면 결국 이 모욕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의 명예를 가차 없이 짓밟는 상대에게 이제 더 이상 그녀도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다. 전화를 끊은 소은정은 침착하게 소은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아빠는 언제 돌아오신대?” “왜? 아버지가 보고 싶어? 내일 오실 거야. 내일 내가 사람을 보낼 테니까 넌 본가에서 기다리고 있어.” 소은호가 미소를 지었다. “아니. 내가 직접 공항으로 나갈 거야.” 모든 사람들 앞에서 사라지는 것, 평생 고개도 들지 못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박대한이 원하는 것이라면 절대 그 의도대로 움직여줄 수 없지. 당당하게 모두 앞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소은호는 그녀가 상처를 받을까 여전히 망설여지는 눈치였다. “하지만... 기자들도 있을 거고...” “괜찮아. 경호원들이나 준비해 줘.” 여동생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소은호가 한숨을 쉬었다. “그래. 네가 그렇게 결정했다니 어쩔 수 없지 뭐. 아, 은해는 너한테 잘해줘?” 소은호는 아직 철이 덜 든 소은해가 소은정을 괴롭히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모양이었다. “오빠가 아주 집을 엉망으로 만들었어. 요리 실력도 엉망이고...” 소은정이 장난스레 불평을 내뱉었다.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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