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8화 통 큰 선물
대충 메이크업도 지우고 캐주얼한 옷으로 갈아입은 두 사람이 본가로 향했다.
집으로 들어가 보니 소찬식은 여전히 화가 잔뜩 난 표정이었다. 게다가 소은정은 돌아오지 않는 걸 보고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집사가 조심스럽게 두 사람을 맞이했다.
“은해 도련님께서는 하늘 씨한테 가셨습니다. 지금 회장님 기분이 많이 언짢으세요.”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덕인 소은호가 한시연과 함께 거실로 향했다.
“왜 너희들뿐이야?”
“왜요? 싫으세요? 그럼 갈까요?”
망설임없이 한시연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려는 아들의 모습에 소찬식은 코웃음을 치다 풀어진 눈빛으로 한시연을 바라보았다.
“아가, 너한테 화내는 거 아니다. 오늘 밤,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 이렇게 좋은 날 내가 많이 미안해.”
“아니에요. 그런 말씀 마세요, 아버님. 그냥 약혼식일 뿐이고 저도 이제 이 집안 가족이잖아요. 무슨 일 생기면 함께 이겨내는 게 맞죠.”
한시연이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래. 너희들 결혼 선물로는 내가 소유하고 있는 섬들 중 하나를 줄 테니 아무거나 골라...”
소찬식의 덤덤한 말에 한시연의 미소가 어색하게 굳었다.
소씨 일가가 재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였나 싶어 살짝 당황스러웠다.
아가씨도 섬 모으는 걸 좋아한다더니 아버님한테서 배운 건가?
멍하니 서 있는 한시연의 모습에 소은호가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얼른 아빠한테 고맙다고 해야지.”
“감사합니다. 아버님.”
앞으로도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야 하나...
한시연이 소찬식의 재력에 감탄하고 있을 무렵, 소찬식은 소은호를 노려보았다.
“은정이는 왜 안 왔어?”
“전동하 대표 만나러 갔습니다.”
아들의 덤덤하지만 솔직한 대답에 소찬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뭐? 그 살인자한테 가는 걸 그냥 두고 봤다고? 네가 그러고도 오빠야!”
지금 당장이라도 소은정에게 달려갈 것 같은 기세에 소은호가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아빠, 3년 전에도 지금과 비슷한 일이 있었죠. 그때 억지로 은정이를 말렸다가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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