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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장

순백의 오피스 스커트와 빨간색 포르쉐911는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다. 멋진 차에 미인이라니, 그야말로 황홀한 광경이다. 하지만 이 황홀함은 이내 옆 사람의 웃음소리로 의해 파괴되었다. 아직 화가 내려가지 않은 도유리는 정가현의 말에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네까짓 게?” 도유리는 옆 매장의 로고를 힐끗 보더니 포르쉐라는 것을 확인하고 더욱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정가현, 장난도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지. 네가 포르쉐 사장이면 난 페라리 사장이야!” 전충재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도유리와 함께 큰 소리로 웃으며 점점 더 거만한 표정으로 정가현을 쳐다봤다. 하지만 정가현은 여전히 차에 기댄 채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래, 나 사실 이 매장 사장 아니야.”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정가현을 비웃으려는데 정가현이 한마디 덧붙였다. “이 차 시장, 전부 다 내 소유야. 2분 전에 내가 샀어.” 도유리는 마치 말도 안 되는 농담이라도 들은 것 같았다. “너 뭐 잘못 먹었어? 명품 백 하나도 못 들고 다니는 애가 뭐? 여기 전체를 다 샀다고? 너무 웃기잖아.” 도유리는 자기 몸에서 풍기는 악취를 맡으니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인터넷에서 조금 유명해졌다고 네가 아주 대단한 인물이라도 된 줄 아나 본데 너 내가 좋게 얘기할 때 당장 무릎꿇고 사과해. 그러면 한 번 봐줄 수도 있어.” 도유리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 “그게 아니라면, 내가 똑똑히 말하는데 내 남자 친구 발이 그렇게 넓어. 너 하나 아작내는 건 문제도 아니야.” 그러자 옆에 있던 누런이의 사나이, 전충재도 거침없는 느끼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지금 우리 애기한테 사과하면 이 운주그룹 차장도 한 번 봐줄게요. 그게 아니라면......” 전충재는 표정이 점점 더 음흉하게 변하더니 정가현의 몸을 훑어보며 머릿속으로 파렴치한 생각이라도 하는 듯 저도 몰래 입술을 핥았다. 정가현은 입꼬리를 올리고 고상하게 말했다. “그러면 한 번 해볼까?” 도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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