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장

그녀는 독기 어린 눈빛으로 거울을 바라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어 보였다. “좋아요. 그 천한 년의 처절한 모습을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네요.” 변성건설, 회장 사무실. 변서준은 입꼬리를 올린 채 휴대폰으로 정가현의 러버를 감상했다. “회장님.” 이때 윤태진이 갑자기 들어왔다. 변서준은 휴대폰을 끄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커피잔을 들어 커피를 마셨다. “말해.” 윤태진은 잠시 멈칫하다가 보고를 올렸다. “가짜 드레스 말인데요. 모씨 가문 사람이 구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스지에게 60억을 입금한 사람도 역시 모씨 가문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진짜 첫눈이 정가현 씨에게 갔는지는 아직 미스터리입니다.” 윤태진은 잠시 멈칫하다가 말을 이어갔다. “어쩌면 이 사이에 오해가 있은 걸 수도 있습니다.” 변서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윤태진은 변서준을 힐끔 보았지만 어두운 그의 눈동자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그는 다급히 설명했다. “제 생각에 모지영 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모지영 씨는 단순해도 너무 단순한 사람이라 이런 일에 가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이런 비참한 상황을 만들지 않았겠죠.” “단순하다고?” 변서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싸늘하게 말했다. 그러자 윤태진이 바로 반문했다. “그럼요. 모지영 씨는 정말 착하고 순수한 여잡니다. 두 분 알고 지내신 지가 얼만데 회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 아닙니까?” 변서준이 싸늘하게 노려보자 윤태진은 다급히 고개를 숙였다. 사무실은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하여 분위기가 아주 무거웠다. 변서준은 몸을 일으켜 통창으로 다가갔고 밖에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천천히 피우기 시작하더니 몽롱한 연기에 휩싸인 채 깊은 생각에 잠겨버렸다. “회장님?” 윤태진이 불렀다. 변서준은 생각을 접고 담배를 비벼 끄더니 긴 다리로 소파에 걸터앉았다. “네가 알아봐 줘야 할 일이 생겼어. 아무도 모르게 조용하고 확실하게 너 혼자만 알아봐.” “네.” 변서준의 심각한 표정에 윤태진은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