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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장

정가현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 “가자, 늦게 가면 재밌는 거 놓칠 수도 있어.” 모씨 저택 2층. 모지영은 점심부터 자기를 꾸미기 시작했다. 오늘 그녀는 반드시 미모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거라고 다짐했다. 변서아는 그녀의 옆에 앉아 쉴 새 없이 입을 나불거렸다. “언니 초대장이 아니었다면 우리 오빠 아마 아직도 날 가둬두고 있었을걸? 우리 본가 경비가 얼마나 삼엄한 지 언니는 모를 거야. 나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어.” 모지영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다독였다. “나왔으니까 됐어. 이젠 서준이도 더는 너 가둬두지 않을 거야.” “그걸 어떻게 알아. 우리 오빠 얼마나 독한데. 원칙은 반드시 지키고 고집도 아주 장난 아니야.” 그녀는 입을 삐죽이며 불평했다. “그리고 언니는 뭐가 그렇게 바빠서 내 전화도 안 받았어? 나 진짜 언니가 나 팔아넘긴 줄 알았잖아.” 모지영은 잠시 얼굴이 굳어지더니 다정하게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그래.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 지 너도 잘 알잖아. 네가 그렇게 생각했다니까 나 너무 속상해.” 꽤 진지한 모지영의 태도에 변서아는 바로 그 말을 믿었다. “말이 그렇다는 거야. 마음에 두지 마. 근데 아무튼 축하해. 두성그룹의 딸로 우리 가문에 시집올 수 있다니. 이제야 우리 오빠와 잘 어울린다.” 모지영은 순간 눈빛이 싸늘해졌지만 변서아가 그녀의 눈을 마주치려는 순간 바로 온화한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변서아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그녀와 계속 수다를 떨었다. “근데 언니 이젠 두성그룹의 딸이자 상속자야. 완전 인생 역전이라고. 앞으로 정가현 그년은 언니랑 싸울 자격도 없어.” 그 말에 모지영은 득의양양하게 웃어 보였다. 착한 척 몇 마디 하려는 순간 문 앞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넘어진 것 같았다. 두 여자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몸을 일으켜 문을 열었다. 드레스를 가져온 메이드가 실수로 청소부의 쓰레기 카트와 부딪혀서 넘어졌는데 바닥에는 쓰레기가 가득 쏟아졌고 메이드는 다급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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