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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장

그동안 수많은 영화제와 레드카펫을 밟아 왔고 VVIP신분으로 파티에도 초대되어 왔지만 손도 잡지 말라고 하는건 이 남자가 처음이다. 정말이지 굴욕적인 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래도 어쩔수 없이 미소를 띤 채 대답했다. “네, 대표님 걱정 마세요. 난감하시게 안 할게요.” 그제야 신서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긴 다리를 뻗어 차에서 내렸다. 따라 내린 박정우가 서현에게로 와 차 문을 열어줬다. 두 사람이 내리기 바쁘게 현장의 모든 스포트 라이트가 둘에게로 쏟아졌다. 늘 해왔던 익숙한 일이었기에 서현은 우아하게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도 신서찬과는 옷깃 한번 스치지 않은 채 나란히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지는 여러 사람들과의 인사 자리에서도 서현은 분수를 잘 지키며 거리를 유지해갔고 신서찬의 경계심 역시 잠시 사그라 들었다. 두 사람보다 한참 앞서 입장한 유가현은 탁성화와 둘이서 눈에 띄지 않는 구석 자리에 앉아 샴페인을 음미하고 있었다. 곁에서 샴페인을 홀짝거리는 탁성화는 어쩐 일인지 표정이 영 말이 아니었다. “왜 이래? 누가 또 너 건드린 건데?” 유치한 탁성화 어린이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신서찬이지!” “?” 유가현이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여기 와서 말도 섞어본 적 없을 텐데? 신서찬이 널 무슨 수로 건드려?” “아직 법적으로 혼인신고도 못 하는 나이인데 그새 신서찬이 누나 쏙 낚아챘잖아! 젠장, 심지어는 정략 결혼이라고? 평생 다시 기회는 없겠네!” 유가현이 풉하고 웃음을 터뜨리며 탁성화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헛소리! 그 사람이랑 약혼 안 했다 해도 난 연하는 싫거든!” 탁성화가 콧방귀를 뀌었다. “쳇! 전엔 나 좋아한다고 했으면서!” 유가현이 한심하다는 듯 이마를 턱 짚었다. “멍충아, 남자가 아니라 친구이자 친한 동생으로서 좋아한다는 거고. 허튼 수작 부리지 마, 그랬다간 저 멀리 떨궈 버리고 친구도 안 해 줄거니까.” “안 돼!” 탁성화가 잔에 남은 샴페인을 원샷하며 중얼거렸다. “하긴, 이번 생은 와이프 삼긴 글러 먹었어도 친한 친구로라도 지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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