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9장

유가현이 토끼마냥 귀를 쫑긋 세웠다. “에이, 큰 오빠 성격이 얼마나 불 같은데요. 설마 언니 앞에선 순한 양이 된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죠?” 그 말에 성수연이 헛기침을 하더니 멋쩍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유가현이 풉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와, 언니 대체 큰 오빠를 어떻게 길들인 거지? “언니, 비법 같은거 없어요? 저한테도 알려주세요 네?” 성수연이 아직도 저 멀리 있는 신서찬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알려줬단 말은 하지 마.” 유가현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자 성수연이 귓가에 대고 말했다. “잘못할 짓 할땐 키보드나 빨래판이나 두리안 같은데 꿇게 해. 버릇은 한 번에 고쳐야 된다고. 이렇게 이렇게......다시 저렇게......” 구구절절 이어지는 성수연의 ‘조언’에 유가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 그건 너무 독한 거 아니에요?” 맨 무릎으로만 꿇고 있어도 충분히 아픈데 두리안 위에라니, 상상만 해도 끔직하다...... “여자는 독해야 자리를 지킬수 있다고!” 유가현이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는 듯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성수연이 생각보다 훨씬 더 진지한 유가현의 모습에 마음을 졸였다...... 사실 방금 전 얘기는 그들 부부가 미리 상의를 거쳐 일부러 입 밖에 냈던 거다. 신서찬이 손 끝으로 키운 귀한 여동생을 건드리기라도 할까 먼저 기를 꺾어버리려는게 그들의 심산이었다. 크흠, 신 서방 미안하게 됐네! 우리도 어쩔순 없었어! 둘의 대화가 끝나기도 바쁘게 신서찬은 텔레파시라도 받은것 마냥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자연스레 유가현의 곁에 자리 잡았다. 너무 오래동안 세워둔게 아닌지 그의 몸 상태가 걱정된 유가현이다. “힘들어?” “아직 괜찮아.” 성수연 역시 꽤나 괜찮아 보이는 그의 안색을 들여다 보곤 말했다. “우리 가현이가 며칠 잘 돌봐줬나 보네요. 회복도 다 된것 같은데 언제 집으로 돌려보낼 거예요?” “아 그게......” 유가현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남자의 큰 손이 별안간 그녀의 팔을 덥석 움켜 잡았다. 잔뜩 구겨진 얼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