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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장

천천히 허리에서 손을 푼 신서찬이 한발 뒤로 물러나 천천히 유가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익숙하기 그지 없는 행동에 순식간에 눈가가 뜨거워났다. “변서준.” 그건 의문이 아닌 확신이었다. “그래 나야.” 이번엔 신서찬도 굳이 목청을 가다듬으려 하지 않았다. 눈물 때문에 유난히도 반짝이는 유가현의 두 눈을 보고 있자니 심장이 옥죄어왔다. 죄책감에 숨이 턱 막히며 신서찬이 덩달아 눈시울을 붉혔다. 고개를 뒤로 젖혀 주체하지 못하고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간신히 참아낸 유가현은 이내 쌀쌀맞고 아니꼽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날 속인 거야? 죽지도 않았으면서 찾아오지도 않고 일부러 그런 유서까지 남긴 거야? 그렇게까지 해서 내가 상처 받았으면 했어? 내가 얼마나 바보같고 무식한지, 그래서 네 연기조차 알아채지 못했는지 시험하려고 했던거냐고!” “가현아 그게 아니라......” “닥쳐! 왜 그렇게 불러? 아가씨거리면서 잘만 부르던 네가?” 몰아붙이는 유가현의 살벌한 태도에 신서찬이 조심스레 그녀의 손을 끌어당겼다. “미안해, 어젯밤엔 내가 실수한 거야. 솔직하게 말하려다 결국 기회를 놓치긴 했어도 그 유서는 절대 너 속이려던거 아니었어! 내가 다 설명할게!” “그 말을 지금 나더러 믿으라고? 왜 하필 오늘이었는지 내가 알아맞춰볼까? 내가 너 의심한다는거 눈치채고 조사하려 하니까 어쩔수 없이 털어놓으려고 이러는 거잖아, 아니야?” 신서찬이 흠칫 놀랐다. 다 맞는건 아니지만 가현이가 거의 절반은 넘게 알아 맞췄으니까. 신서찬의 표정으로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걸 알아차린 유가현의 눈가가 비웃음으로 가득 찼다. “네가 신서찬이든 변서준이든 이젠 상관 없어. 넌 날 속였잖아, 그것도 목숨으로 장난친 거잖아!” 변서준이 고개를 들어 흐르려는 눈물을 애써 삼키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내 말 들어주면 안 될까?” “듣기 싫어! 다신 마주치기도 싫고!” 손을 매몰차게 뿌리치며 유가현이 밖으로 나가려 했다. “가지 마 가현아!” 변서준이 무릎으로 나아가며 유가현의 허리를 감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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