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장
그녀의 차가운 시선을 느낀 그는 갑자기 기분이 불쾌해졌다.
그녀의 말은 박천일을 위해 그를 처벌한다는 말인가?
그래서, 그녀는 정말 박천일을 좋아하는 건가?
변서준은 심장이 쿡 찔리는 듯 아팠다.
"난 몰라!"
눈가가 빨개진 그는 아주 진지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 그 사람 그렇게 좋아해. 그 사람을 위해 날 처벌한다고? 난 그냥 그 사람을 보내기만 했어, 해치지 않았어!"
정가현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뻔뻔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아직도 시치미를 떼고 있다니!
"변서준, 그 사람은 당신이 좋아하잖아! 그런데 당신이 왜 그 사람 해치겠어? 내 앞에서 오랫동안 연기하는 거 역겹지도 않아?"
뭐라는 거야?
변서준은 그녀의 말에 어리둥절해졌다.
그가 어떻게 박천일을 좋아할 수가 있어? 미치지 않고서야!
"난 여자만 좋아해! 바로 내 앞에 있는 이 여자, 난 당신을 좋아한다고! 내가 최근에 한 일들이 진심이 아니었던 건 없어. 당신 정말 모르겠어?"
그는 무릎 꿇은 채 머리를 들고 정가현을 올려다보고 있었지만, 이 말을 외치는 기세는 강렬했고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정가현은 헛소리 지껄이는 그의 뻔뻔함에 탄복했다.
그녀는 더 이상 그의 말을 들을 인내심이 없어 창가로 걸어갔다.
창밖에는 여전히 큰비가 내리고 있었다. 처마, 석판에 빗줄기 떨어지는 후두둑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방에서 재잘거리는 남자의 목소리처럼 시끄러웠다.
눈을 감은 그녀는 더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
"오늘 밤 비 내리는 경치가 정말 예쁘네. 당신이 말 안하고 고집 부린다면 정원에서 무릎 꿇고 비 구경이나 해. 언제 솔직히 말하고 싶어지면 다시 일어나."
"뭐라고!"
순간 변서준은 숨이 멎는 듯했다. 그가 정원에 무릎 꿇고 있으면 경호원들이 다 보게 될 것이다.
그녀가 박천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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