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장

변서준은 심장이 쿡 찔리는 듯 아팠다. 그녀의 말에 짓눌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한동한 멍하니 서서 말 한 마디도 못했다. 정가현은 그가 별말 없자 억지로 그의 손을 뿌리치고 윗층으로 올라가 방에 들어갔다. 변서준은 그녀가 눈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뒷모습만 쳐다보더니, 머리를 돌려 식탁 위에 차려져 있는 자신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을 바라봤다. 한입도 먹지 않은 채 어제 그대로 놓여있었다. 섬세하고 예쁜 데코는 그대로였지만, 음식은 이미 다 식어버렸다. 마치 차가워진 사람 마음과도 같았다. 그의 마음 속에는 갑자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실감과 미안함이 밀려왔다. 윗층에서 옷을 갈아입고 내려온 정가현은 그가 넋을 잃고 서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가 가볍게 목을 가다듬자, 사색에 잠겼던 변서준은 정신을 차렸다. "얼른 밥 먹고 옷 갈아입어. 나랑 같이 갈 데가 있어." "어디?" 정가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변문 저택." ...... "쾅!" 갑작스레 큰 소리가 울렸다. 한창 자고 있던 변문 저택의 가족들은 갑작스런 큰 소리에 모두 놀라 잠에서 깼다. 변문동은 황급히 아내 서화를 데리고 무슨 일인지 확인하러 아래 층으로 내려왔다. 그의 딸 변고은도 화들짝 놀라 계단을 달려 내려오며 물었다. "아빠, 엄마! 지진 일어났어요? 지진이죠!" 어리둥절해진 세 사람은 1층 로비로 와서야 사람이 가득한 걸 봤다. 정가현은 상석 자리의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마치 그녀가 여주인이라도 된 것 같은 기세였다. 준수한 외모에 키가 훤칠한 경호원 네 명이 그녀가 앉은 소파 뒤에 서있었고 변서준은 그녀의 소파 옆에 앉아 있었다. 엄숙한 표정으로 기세등등한 그들은 빚 받으러 온 사람들 같았다. 영문을 모르는 변문동 가족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볼 뿐 아무 말도 못했다. 그들이 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