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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장

헐!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변서준이 3년을 집에만 숨겨두고 있었다던 와이프가 유한진과 함께 온 여자였다고? 수상해, 예사롭지 않아! 모지영을 향한 사람들의 눈빛도 순식간에 변해버렸다. 모지영은 당혹감을 숨길 수 없었다. 돌을 들어 제 발등을 찍었다니. 사람들은 모지영이 변서준의 내연녀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때 변서준의 비서 윤태진이 상황을 수습하려고 사람들 앞에 나섰다. “다들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변 회장님과 정가현 씨는 이미 이혼하셨고 모지영 씨와는 정상적인 교제 중에 있습니다. 오늘 일은 여러분이 변성건설의 체면을 봐서라도 입 밖에 내지 않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사람들은 하나둘 흩어졌다. 그제야 기운을 차린 변서아는 몸을 일으켜 변서준의 소매를 꽉 잡았다. 그녀의 얼굴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지만 여전히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입을 열었다. “오빠, 그년이 오늘 나한테 한 짓은 우리 변성건설의 체면을 깎는 일이야. 그러니 제대로 복수해 줘.” 모지영도 옆에서 거들기 시작했다. “서준아, 오늘 서아 얼마나 속상했겠어. 가현 씨 쪽은 어떻게 할 생각이야?” 변서준은 어두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네가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CCTV부터 돌려봐야겠네.” 그러더니 곧장 발걸음을 돌려 먼저 떠나버렸다. 그러자 변서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서 가로등에 달린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카메라에는 아마 정가현이 그녀를 괴롭히는 모습만 담겼을 테니 큰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그녀는 모지영과 함께 변서준의 발걸음을 쫓아갔다. 호텔을 떠나기 전 정가현은 미리 호텔 측에 분부했기에 변서준 일행이 나타나자 지배인은 바로 그들을 감시실로 안내했고 나가기 전 참지 못하고 변서아의 못난 얼굴을 힐끗 보았다. 지배인의 눈길에 변서아는 뒤쫓아가 욕설을 내뱉었다. “보긴 뭘 봐! 내가 아무리 이 꼴이 돼도 당신 같은 사람들보다 고귀하다고!” 지배인은 불쾌했지만 빠르게 도망치며 속으로 비웃었다. 과연 저 못난이가 언제까지 저리 날뛸 수 있을까? 감시실. 영상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변서아는 호텔 카메라가 음성도 기록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영상 속 변서아는 욕설을 내뱉었을 뿐만 아니라 먼저 그녀에게 손찌검하려다가 오히려 정가현에게 당한 것이었다.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에 변서아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변서준의 얼굴은 섬뜩할 정도로 어두워지더니 곧 폭발할 것 같은 기운이 들었다. 변서아는 겁에 질린 채 변서준의 눈치를 살폈다. “오빠, 내 말 좀 들어봐......” 변서준은 아예 그녀를 무시하고 뒤돌아 감시실을 나섰다. “오빠!” 변서아는 비록 변서준을 쫓아갔지만 여전히 불복했다. “내가 말은 좀 그렇게 했어. 근데 진심이 아니라고! 그리고 오빠도 봤잖아. 정가현 그게 내 얼굴을 분수대에 가져다 댔다고. 난 걔 손가락 하나도 못 건드렸어!” 변서준은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변서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너 잘 알아. 네가 왜 그 돈을 넘겼는지, 그 속셈이 대체 뭔지 내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해?” 변서아는 창백한 얼굴로 눈물을 터뜨렸다. “난 그냥 걔 골탕 먹이고 싶었을 뿐이야. 오빠한테 질척이면서 다른 남자에게 꼬리나 치는 여자에게 대신 복수해 주려던 거였다고!” 그 말에 변서준은 눈가가 어두워지더니 침묵을 지켰다. 그러자 변서아는 변서준이 그 말에 흔들린 줄 알고 신나서 떠들어댔다. “유 사장님과 얼마나 친한지 오빠도 봤지? 내가 보기엔 이혼 전에 이미 외도한 게 틀림없어. 그런 천박한 여자한테 교훈 좀 줘야지 않겠어?”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계속 입을 나불댔다. “차라리 오늘 일을 이용하는 건 어때? 음성은 지우고 살짝 편집해서 인터넷에 올리면 정가현 이년 엄청 욕먹을 거야. 오빠 생각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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