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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장

여전히 기고만장한 정가현의 태도에 변서아가 콧방귀를 뀌며 재촉해댔다. “바꿔입었으면 얼른 시작하던가!” 다들 숨 죽이고 스스로 무덤을 판 정가현이 어떤 수모를 당할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잘 나간다는 여러 명문가 재벌 도련님들은 트레이닝복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몸매에 감탄하면서도 사람 잘못 건드린 정가현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드디어 두 사람이 무대에 올라선다. “아가씨, 나 때문에 졌다고 질질 짜지나 마요.” 마스터의 비아냥거림에 다들 동조하며 분수도 모르고 나대는 정가현을 비웃어댔다. 그럼에도 유한진만은 여전히 느긋하게 와인을 음미하고 있을 뿐이다. 변서아는 그런 유한진이 더는 정가현의 생사엔 관심도 없을 정도로 포기상태라 여기며 만세를 부른다. 그럼 나한테도 기회가 생겼다는거 아닌가? 변서아가 유한진의 미모에 넋이 나가있을때, 무대 위 정가현은 마스터에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시끄럽고, 얼른 시작하시죠.” 동시에 재빨리 손을 내뻗으며 부드럽고도 힘있게 준비자세를 취하는 정가현이다. 사람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마스터는 벌써 가슴팍을 정통으로 맞고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정적이 감돈다. 벌써......끝난건가? 놀란건 마스터도 마찬가지다. 분명 발을 뻗는걸 보고서도 정통으로 맞아버렸다니. 허나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해빠진 여자애 하나 상대 못하게 되면 과연 앞으로 길에서 고개나 들고 다닐수 있을까. 그 생각에 마스터가 다시 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콧방귀를 뀐다. “아가씨 꽤 하네, 근데 방금은 내가 봐준거였는데 이를 어쩌나.” 사람들은 신사답게 구는 마스터의 말을 철썩같이 믿는 눈치다. 하긴, 바람 불면 날아갈것 같은 연약한 여자 따위가 어찌 마스터님을 무너뜨릴수 있을까. 마스터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이번엔 온 힘을 모아 정가현에게 먼저 공격을 했다. 덤덤히 서있던 정가현은 마스터가 코 앞까지 온 뒤에야 몸을 탁 비틀어 피해버린다. 이걸 피했다?! 충격도 잠시, 연달아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는 마스터다. 어찌나 손이 빠르던지 모르는 사람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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