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장
만약 그 당신 어르신께서 결혼사진을 찍으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면, 3년 동안 유명무실했던 결혼생활은 결국 함께 찍은 사진조차 남기지 못했을 거다.
그녀는 그 사진을 움켜쥔 채 그윽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너무 꽉 줘 잡아 손가락 마디는 희끗희끗해졌지만 냉랭한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너무 넋을 놓고 있어서 유한진이 문을 몇 번 두드려도 듣지 못했다.
유한진은 조용히 문 옆에 서서 그녀를 바라보며 말없이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변서준이 그녀에게 그렇게 매정한데도 설마 그녀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거야?
그는 막 들어가서 위로하려고 하는데, 정가현의 그다음 동작에 깜짝 놀랐다.
그녀는 가위를 들고 그 사진 가운데를 겨누고 주저 없이 두 동강 낸 뒤 변서준의 그 절반을 산산조각으로 잘라냈다.
"계집애, 이게 무슨 짓이야?"
유한진은 들어가서 흐뭇하게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나는 네가 아직도 손 놓지 못하는 줄 알았어. 그래서 또 그가 생각나서...."
"그럴 리가."
정가현은 냉소를 지으며 표정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결혼 3년 동안 나한테 진 빚을 갚을 때가 됐어."
....기나긴 밤.
이날 밤도 모지영은 편히 잠들지 못하고 침대에서 뒤적거리고 있었다.
하루 종일 변서준은 그에게 연락하지 않았고 그녀는 다음날 기자회견 준비로 바빠서 그에게 전화할 겨를도 없었다.
내일은 그가 대중에게 설명하겠다고 약속한 날이다.
변서준과 몇 마디 얘기하지 않으면 그녀는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다.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일어나 앉아, 침대맡에 놓여 있는 휴대전화를 찾아서, 핸드폰 주소록을 찾아서 변서준의 전화를 걸었다.
핸드폰에서 통화 중이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화는 끝내 연결되지 않았고, 전화기에서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라는 소리만이 계속 나왔다
평시에 변서준은 일 때문에 가끔 무음 설정을 하지만 전화기를 꺼놓지 않는다.
당황한 모지영은 다시 전화를 걸려고 할 때 핸드폰이 먼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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