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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심민아가 눈밭에 넘어지자 그녀의 길고 풍성한 속눈썹 위로 가느다란 눈송이들이 살포시 내려앉았는데 마치 설원에 내려앉은 작은 요정처럼 너무나도 예뻐서 감춰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박진호는 그녀의 어깨에 쌓인 눈을 털어내며 일으켜 세웠으나 시선은 자연스럽게 서쪽을 향했다. 그 순간 그녀도 방금 전까지 기분이 좋았던 박진호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눈밭에서 꽁꽁 싸맨 채 놀고 있는 방성훈과 방서현,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강소라가 보였다. 방성훈 역시 그녀를 발견하고는 곧장 다가왔다. “심민아, 나 보려고 이렇게 아침부터 기다린 거야? 대단한데? 어쩔 수 없지, 그 정성이 가상하니까 내가 직접 가르쳐 줄게.” 그 말에 심민아는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니, 어쩔 수 없었다. 방성훈이 입을 열자마자 바람 빠지는 두 개의 앞니가 너무 웃겨 보였으니까. 그녀의 웃음이 방성훈에게는 기쁨으로 보였고 박진호에게는 거슬리는 광경이 되었다. 방성훈이 그녀의 허리를 감으려 하자 박진호는 재빠르게 그녀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필요 없어. 민아는 이미 나한테 배우기로 했어.” 방성훈은 마치 박진호가 주제도 모르고 덤비고 있다고 생각하며 콧방귀를 뀌었다. “네가 가르치기로 한 건 내가 없을 때 얘기고.” 그는 자신만만하게 심민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 봐. 나한테서 배우고 싶어 아니면 저 사람한테서 배우고 싶어?” 이런 상황에서라면 심민아는 언제나 방성훈을 선택해 왔다. 이번에도 분명 그럴 거라고 그는 확신하고 있었다. 겉보기엔 도도하고 냉정해 보이는 박진호였지만 사실 그는 언제나 불안함을 안고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선택을 강요받는 이 순간 그는 당연히 심민아가 자신을 버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의 팔을 붙잡고 있던 손이 서서히 풀렸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손이 먼저 그의 손을 꽉 붙잡았다. “내 남편한테서 배울래.” 심민아의 눈빛은 한없이 단단했다. 그가 불안해한다면 그녀가 그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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