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박수연이 놀라서 몸을 약간 바르르 떨었다.
“오빠, 바늘이 왜 이렇게 커?”
“이건 돼지한테 링거를 놓을 때 쓰는 바늘이야.”
박지훈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얘기했다.
“어차피 다 같은 바늘인데, 걱정하지 마.”
박지훈은 그 순간 침대에 누운 심민아가 약간 움찔거리는 것을 느꼈다.
“물...”
심민아가 나약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지금 얘기하지 않았다면 박지훈이 저 굵은 바늘을 심민아의 몸에 박아넣었을지도 모른다.
“깨났어?”
박지훈이 바늘을 갖고 놀면서 비웃었다.
“나 아무래도 의술에 재능이 있나 본데? 약을 쓰기도 전에 병을 치료하다니 말이야.”
박진호가 따뜻한 물을 심민아에게 건네주었다.
심민아의 이마는 여전히 뜨거웠다.
“감기약이야. 얼른 마셔.”
박지훈이 벽에 기대어 담담하게 얘기했다.
“아빠, 아직도 모르겠어? 아픈 척하는 거잖아.”
박지훈은 의술을 몰랐지만 심민아는 알았다. 몇몇 혈 자리에 침을 놓으면 순식간에 열이 오른다. 심민아에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박수연은 박지훈을 데리고 나가 박진호와 심민아가 단둘이 있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침대 맡의 감기약을 보면서 심민아가 약을 마시려고 했다.
약을 입가에 가져가는 순간 박진호가 막았다.
“약을 함부로 먹으면 안 돼.”
박진호는 그 약을 가져가 쓰레기통에 버렸다.
심민아는 박진호가 이 허접한 연기를 눈치챘음을 깨달았다.
“일부러 속이려고 한 건 아니야, 그냥...”
그대로 목이 막혔다.
같이 자고 싶었다는 말이 목구멍에 막혀 나오질 않았다.
“알고 있어.”
박진호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알고 있다고?”
심민아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같이 자고 싶어 한 것이 그렇게 티가 났나...?
“그럼... 괜찮아?”
고민하던 심민아가 질문을 던졌다.
“시간이 늦었으니 먼저 자.”
박진호가 몸을 일으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심민아가 그런 박진호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잔다며, 어디 가는 거야.”
“응?”
“같이 자는 거 아니었어?”
심민아가 얘기했다.
박진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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