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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9화

강태환은 침착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꽤 의기양양한 상태였다. 감옥에 들어간 뒤로 승승장구하는 여름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평생 조심스럽게 한 때 딸이었던 여름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나 싶었다. 그러나 하늘이 아직 자신을 버리지 않았구나 싶었다. 강태환은 순식간에 FTT 그룹의 주식을 상속받게 되었다.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꿈도 꿔본 적이 없었다. 친딸인 강여경이 세상을 떠났지만 이제 그렇게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자신에게서 뭔가 얻어 낼 게 있다 싶으니 여름이 자신에게 이렇게 잘 보이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강태환은 여름에게 한푼도 내줄 생각이 없었다. “내가 사위는 인정해도 너처럼 배은망덕한 것을 딸로는 인정 못한다. 나가!” 강태환이 거침없이 소리쳤다. 양유진은 가식적으로 웃었다. “아버님은 당신이 불륜을 저지른 것에 불만을 가지고 계셔. 당신이 내 곁으로 돌아오기만 항ㄴ다면 하버님은 모든 걸 용서하신대.” “우리 여름이는 당신처럼 못생긴 사람한테 가지 않아.” 내내 아무 소리 없던 하준이 갑자기 여름 앞을 막아섰다. 겨우 두 번째 보는 양유진이었지만 본능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양유진이 싸늘한 시선으로 하준을 훑어 보았다. 옷을 제대로 갖춰 입은 하준은 기품이 흘러넘쳤다. 특히나 선글라스를 하자 싸늘한 분위기의 카리스마가 분위기를 압도하는 느낌이었다. 양유진은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분위기였다. 얼굴이 굳어지더니 비꼬기 시작했다. “최 이사도 회의를 하러 오셨나 보군. 그런데 우리가 회의를 하면 알아는 듣는 건가 모르겠네?” “귀는 멀쩡하니 다 들려.” 하준이 싸늘하게 뱉었다. “그런데 주식은 보유하고 계신가? 아니면 FTT 이사라도 되나? 무슨 자격으로 이 자리에 끼어 들었지?” 여름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누가 이 사람을 보고 지능이 떨어진다고 하겠는가? ‘역시 최하준이야. 발전 속도가 보통 사람의 수만 배는 넘는 것 같아. 한 때 최고의 재벌은 그냥 된 게 아니었네.’ 양유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난 오늘 강태환 선생의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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