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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2화

“네가 정말로 신희의 딸이라면 그렇겠지.” 차진욱의 날카로운 두 눈은 모든 것을 꿰뚫는 듯했다. “데려가!” “당연히 딸이죠. 친자확인이 가장 확실한 증거잖아요?” 강여경은 이제 대놓고 필사적으로 나왔다. “강여름하고 바람난 주제에, 둘이서 짜고 엄마를 속였잖아요? 위선으로 똘똘 뭉친 위선자!” 강여름의 막말에 차진욱은 안색이 어두워졌다. 강여경이 완전히 끌려가서 안 보일 때까지 얼굴이 풀어지지 않았다. “자네는 이제 가보게.” 차진욱이 강신희를 안아 들고 가서 차를 타더니 떠났다. 여름인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머릿속에는 차진욱의 한 마디가 남아서 맴돌았다. ‘네가 정말로 신희의 딸이라면 그렇겠지.’ 보아하니 차진욱은 이제 강여경의 정체를 의심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래도 강신희는 믿어주지 않겠지.’ 여름의 입꼬리가 자조적으로 올라갔다. 사실 강신희의 딸인지 아닌지는 이제 여름에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악의로 가득 차 자신에게 내뱉었던 강신희의 말을 생각하면 자기 몸에 흐르는 피마저 부정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을 낳아준 엄마라는 사실이 싫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사모님을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요?” 차윤이 의아한 듯 물었다. “기절했으니 병원에 가겠죠.” 여름은 여울을 안았다. “차 실장은 경찰서에 가서 납치 사건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봐 줘요. 뭘 알아냈는지. 아마도 강여경이 그렇게 쉽게 납치범들에게 휘둘릴 정도로 뭘 남기진 않았겠지만.” “알겠습니다.” 여름은 여울을 데리고 차에 올랐다. 여울은 내내 여름의 품에 안겨 있었다. “아까 그 할머니가 날 납치했어요? 나쁜 사람이네.” “…그래. 나쁘지. 너무 싫다.” 작은 여울의 머리를 꼭 껴안으며 여름이 속삭였다. “여울이가 좋아하는 초콜릿을 사줄게.” “싫어.” 여울은 몸을 떨었다. “다시는 달달이 안 먹을래요. 내가 달달이를 살 때마다 무서운 일이 생겼어. 인제 안 먹을 거예요. 안아줘요.” 창백하게 질린 작은 얼굴을 보는 여름의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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