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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준은 숟가락에 있던 밥을 사방으로 뿌려서 테이블이 온통 밥풀 투성이가 되었다. “바보.” 여울이 화를 냈다. 예전이 시니컬하던 하늘이의 말투와 똑같았다. 하준은 눈을 깜빡이더니 여름을 향해 울음을 터트렸다. “나 바보래….” “아니야, 바보 아니지. 우리 쭌이 최고 똑똑한데.” 여름이 얼른 하준의 머리를 안으며 여울에게 눈짓했다. “난 엄마가 전에 이렇게 가르쳐 줬을 때 한 번에 배워서 했는데.” 여울이 입을 비죽거렸다. “과연 정말 한 번에 배웠던가?” 하늘이 냉랭하게 뱉었다. “…어쨌든 아빠가 이 모양이 됐으니 내가 가르쳐야지, 뭐.” 여름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됐어. 얼른 먹어라. 아빠는 내가 먹일게.” 그러더니 밥그릇을 들고 한 입씩 떠 먹였다. 여울은 분했다. “내가 아기 때는 혼자서 먹어야 한다고 했으면서.” 하늘이 여울을 흘겨 보았다. “남편이랑 너랑 똑같냐? 신경 꺼.” 여울이 툴툴거렸다. “엄마에게 나는 아빠보다 못하구나.” “……” ‘못 산다, 진짜. 하다하다 이젠 아빠도 질투하는 거냐?’ “그만. 빨리 먹고 할머니랑 집으로 가. 내일 늦지 않게 유치원 가고.” 여름이 말했다. 쌍둥이는 얌전히 밥을 먹었다. 여울은 가려다가 테이블의 초콜릿을 집어 들었다. “이런 거 먹으면 이빨 썪으니까 내가 보관해 줄게요. 여기 자리도 없네.” 그것을 본 하준은 또 울었다. “싫어! 쟤가 내 거… 사탕 가져간대….” 여울이 진지하게 말했다. “이런 거 많이 먹으면 이빨에 벌레 생겨. 나중에 이빨 아프고 못 생겨 진다. 배 속에도 막 벌레 자라고. 그러면 여름이가 싫어할 텐데.” “여름이나 나 좋아하면 좋겠ㅇ….” 하준은 깜짝 놀라서 얌전해 졌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하준을 보니 여름은 마음이 녹아버릴 것 같았다. “초콜릿 하나만 가져가. 아빠 친구가 선물한 거거든.” 여름이 딸에게 말했다. “괜히 놀래키지 말고. 아빠가 몸은 어른이니까 초콜릿 좀 먹어도 괜찮아.” 여울이 발을 굴렀다. “흥! 아빠만 좋아하고!” “아유, 아빠는 아프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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