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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3화

하준은 집에서 나오자마자 차윤에게 전화했다. “좀 있다가 애들 좀 데리고 외삼촌 댁 근처에 매복해. 신호를 들으면 바로 들어오면 돼.” 차윤은 깜짝 놀랐다. “외삼촌 댁에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응.” 하준은 여러 소리 하지 않았다. “30분이 지나서도 나오지 않으면 바로 쳐들어 와.” “알겠습니다. “ 차윤은 하준이 하는 말의 행간에서 조심스러움을 읽어냈다. “경찰에 신고해야겠습니까?” “그럴 필요는 없어. 최윤형이 납치된 것 같다.” 아까 최진이 하는 말에는 허점이 수두룩했다. 최진이 집안에 유일한 아들이긴 해도 할아버지께서 최진에게 무슨 가보를 물려주신 적은 없다. 그런데 가보 핑계를 대며 갑작스럽게 불러내는 것을 보니 누군가에게 위협받는 상황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진을 위협할 인물이라면 뇌리를 스치는 사람이 몇 있었다. 40분 뒤 하준의 차가 최진의 집에 들어섰다. 고연경과 최진이 정원에 있었다. 두 사람 조심스러웠다. 최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늦은 시간에 불러서 미안하구나.” 하준은 심드렁한 눈으로 최진을 흘끗 보았다. 스쳐지나가는 눈빛인데도 최진은 온몸이 떨렸다. “사람을 속여서 불러냈으면 이제 슬슬 진짜 이유를 말씀해 주시죠.” 당황한 듯 최진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고연경은 하준을 노려보았다. “그래, 거짓말 좀 했다. 어쨌든 우리는 너랑 강여름 때문에 연루되는 바람에 우리 윤형이는 지적 장애가 됐어. 그런데도 걔를 끌고 가서 놔주지 않는단 말이다.” ‘역시….’ 하준의 추측이 맞아 들었다. “누굽니까?” “양…양유진이 잠깐 보고 싶다더구나.” 최진이 턱으로 거실을 가리켰다. “걱정하지 마라. 비서 하나만 데리고 왔더라. 그 인간이 뭘 하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윤형이를 꼭 좀 구해다오. 오늘 외숙모랑 잠깐 쇼핑하러 간 사이에 윤형이를 꼬여낸 모양이다.” 하준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대체 양유진이 무슨 수작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준을 상대하려고 했다면 둘만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양유진 이자식이 대체 뭘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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