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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3화

여름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배 속에 작 아기도 있지, 너희 둘이 혼인신고도 했는데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으면 그래도 기회를 한 번 줘 봐.” 윤서가 입이 나와서 비죽거렸다. “말을 얼마나 못되게 하는 줄 아냐? 내가 그 인간이랑 평생을 살다가는 제 명에 못 죽는다니까.” “더 잘 됐네. 같이 살다가는 너 때문에 그쪽도 제 명을 다 살지 못 할 테니 황천길에 같이 가면 되겠네.” 저 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윤서는 화가 났다. “강여름….” “알겠어, 알겠어. 고맙게 생각해라. 삼계탕이 다 뭐야? 난 최하준이랑 결혼하고, 이혼하고 애 낳을 때까지 삼계탕은커녕 닭 발도 본 적이 없다.” 여름이 한탄했다. “말하다 보니까 나야말로 답답하다. 재결합하고 나서 시간 나면 맛있는 거 해준다더니, 하루도 짬이 없네. 거짓말쟁이한테 당했지, 뭐.” 윤서는 몰래 큭큭 웃었다. 늘 여름과 하준의 꽁냥꽁냥에 자기만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여름에게 자기들의 꽁냥꽁냥 쇼를 보여주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아, 얘기 그만 하고 진짜 닭 사왔는지, 정말로 삼계탕 끓였는지 가 봐야겠다. 안 해놨으면 죽었어, 진짜!” 윤서는 사뭇 근엄한 얼굴로 전화를 끊었다. 다행히도 송영식은 나름 진지했던지 어디서 났는지 신선한 약병아리를 구해서 앞치마를 두르고 손질하고 있었다. 윤서는 살짝 감동해서 몰래 사진을 찍어 자랑하려고 여름에게 보냈다. 잠시 후 여름에게서 손절 짤이 날아왔다. 윤서는 피식 웃었다. 얼마 뒤 여름에게서 다시 톡이 왔다. -부러워 죽겠다. 난 하준 씨랑 그렇게 기분 좋게 둘이서 밥을 먹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 밥 한 끼 여유 있게 먹고 싶어도 그럴 여유가 없네. 윤서는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 여름과 하준이 느끼고 있을 거대한 스트레스를 생각하니 자신과 송영식은 그래도 운이 좋은 것 같았다. 두 사람은 그래도 본가의 파워가 워낙 좋아서 아직까지 그런 압박을 느끼지는 않았다. ‘역시… 난 지금 그래도 상당히 감사한 상황인 거야. 앞으로는 송영식에게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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