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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9화

원연수는 그 장면을 상상해 보았다. 온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도원화와 원현무는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인간들이었다.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못 이기는 척 여기 있을까?’ 부상까지 당한 상황에 더 고집부리기도 힘들었다. “알았습니다. 신세지는 셈 치고 오늘 밤은 여기 있죠.” 원연수의 얼음공주 같은 얼굴에 난처함이 비쳤다. 하지만, 그녀의 입장 표명은 너무나 명확했다. ‘여기 있고 싶지 않지만, 신세진 게 미안해 어쩔 수 없이 남았다. 그러니 이제 빚은 없다.’ 주혁은 좀 화가 났다. ‘진짜... 끝까지 한 마디를 안 지는구먼.’ “원연수 씨, 이런 걸 뭐라고 하는지 아나? 뻔뻔하다고 하지.” “아무렴 내가 여기 있고 싶을까요? 뻔뻔하다고 하실 것 같으면 이만 가보겠습니다.” “됐어. 가만 누워 있어. 당신한테는 정말 못 당하겠군.” 이주혁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주혁은 원연수의 이런 성격이 좋았다. 다른 여자들처럼 똑같은 반응이었다면 재미없었을 것이다. 원연수는 말없이 입술을 뜯고 있었다. 이주혁이 무슨 생각을 할지 알고 있었다. 이주혁에게 자신은 그저 신기한 장난감일 뿐이라는 것을. ‘내가 자기를 사랑하게 되면 그때는 흥미가 뚝 떨어지는 거더든.’ “원장님....” 이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들어와요.” 경비가 들어왔다. “방금 심문해보았는데, 누군가 전화로 병실 호수를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그게 누구래?” 이주혁이 안 좋은 표정으로 물었다. “알 수 없는 번호로 걸려왔다고 합니다.” 경비원이 말을 더듭었다. “아마, 원한 관계에 있는 자의 소행이 아닐까 싶은데요.” “알았습니다, 나가보세요. 두 사람은 경찰서로 데려가고.” 병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이주혁은 베개에 기댄 채 조용히 누워 있는 원연수를 바라보았다. 가만히 눈을 감도 있던 원연수는 잠시 후 고개를 들었다. “내 병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예요. 의료인을 제외하면 회사 사람들 뿐이죠.”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이주혁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마도 시아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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