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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2화

원연수니 머리가 창에서 떨어지더니 이주혁의 어깨에 와서 닿았다. 이주혁이 기사를 흘끗 보았다. 기사는 어색하게 웃었다. 이미 이주혁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사람이라 눈빛만 보고도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주혁이 아무 감정 없이 그런 눈으로 여자를 보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원래는 별 깊은 생각이 없었던 이주혁이었다. 그러나 백소영과 한 남자를 공유할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듣는 순간 원연수와 잠자리를 하겠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원연수는 백소영의 친구였다. 그러나 그런 원연수가 자기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 머리에서 백소영과 같은 샴푸향이 풍겼다. 내내 소영이의 향기를 기억하고 있었다니 너무 이상했다. 휴대 전화를 쥐고 있던 이주혁의 손에 힘이 꽉 들어갔다. 어쩐지 소영이를 떠올리기만 하면 심장이 아릿했다. 요즘 그런 느낌이 더욱 강렬해지고 있었다. ****** 차가 서는 느낌에 원연수는 깼다. 몽롱한 눈을 뜨다가 자기가 웬 남자의 어깨에 안겨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웃는 듯 마는 듯한 이주혁의 눈이 보였다. “내 어깨가 쓸만했나?” 원연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거리를 둘 생각이었는데 어째서 이주혁에게 기대어 잤는지 알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너무 잠이 푹 들어서….” “난 이제 어깨가 저린데.” 이주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뭔가 보상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더니 원연수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보니까 이미 자기네 단지에 들어와 있었다. ‘대체 우리 집을 어떻게 알고?’ 생각해 보니 회사에 제출한 이력서에는 자기 주소가 쓰여 있을 테고 회사 대표라는 사람이 소속 연예인 주소 하나 알아내는 건 식은 죽 먹기였을 것이다. “돈?” 이주혁의 입술이 굳어졌다. “난 돈은 넘쳐나는 사람인데.” “그러면 어쩔 수가 없네요.” 원연수가 차 문을 열고 내리려고 했다. 그때 손 하나가 와락 원연수의 손목을 힘껏 잡아당겼다. 전혀 대비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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