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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화

최양하는 불콰한 얼굴로 웃었다. 얼마나 웃었는지 눈물까지 흘렸다. “우리 집? 우리 집이 어디야? 나한테 우리 집이 어디 있어” ‘본가에서는 돌아오지 말라고 했고, 추신에는 아버지의 아들과 아내가 따로 있고. 난 이제 어딜 가도 낄 수가 없어.’ “일단 여기서 나가서 호텔을 좀 잡아주죠.” 양유진이 최양하를 부축해 차에 태웠다. 최양하는 뒷좌석에 먹은 것을 다 토해냈다. 차가 토사물 냄새로 가득했다. 양유진의 차가 엉망이 되자 민망해진 여름은 얼른 창문을 열었다. “유진 씨, 정말 미안해요….” “당신은 내 아내예요. 사과할 것 없어요.” 양유진이 나무라듯 여름을 흘끗 쳐다봤다. “솔직히 양하 씨는 전에 나랑 같이 여름 씨를 구해준 적이 있기 때문에 내가 많이 좋게 봤어요.” 의아해진 여름이 물었다. “윤서에게 FTT 일을 좀 들었는데 유진 씨는 양하 씨가….” “어떤 일은 한 쪽 말만 들어서는 모르는 거예요. 최양하가 자료를 빼돌렸는지 아닌지는 최양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함께 지내봐야 판단할 수 있는 거죠.” 양유진이 말을 끊더니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그리고 어쨌든 지금 여울이의 명목상 아버지인데, 이러나저러나 우리가 최양하를 본체만체할 수는 없죠.” 여름은 매우 감동했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도 양유진은 여전히 현명해서 여울이 일까지도 마음에 담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여름은 정말 양유진과의 결혼 생활을 잘 이끌어 보고 싶었다. 그런데 결혼식 날… 되돌이킬 수 없는 많은 일이 벌어져 버렸다. 최양하를 어느 5성급 호텔에 눕혀놓고 여름은 양유진과 바로 나왔다. 내일 오전에 양유진이 깨어나면 다시 찾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최양하와 여울이의 앞으로 거취도 논의해볼 생각이었다. 여울이가 너무 보고 싶기도 했다. 양유진이 다시 차를 몰아 서경주의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는 9시가 넘어 있었다. 서경주가 바로 부엌으로 들어가 두 사람이 먹을 분량을 데워 나왔다. 식사가 끝나자 입을 열었다. “늦었는데 자네도 오늘 여기서 묵고 가지 그러나?” 여름은 움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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