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7화
최진의 눈은 온통 핏발이 섰다. FTT의 신제품 자료가 모두 빠져나갔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이렇게 분노하고 슬프지는 않았다.
“우리 윤형이가 추신이랑 무슨 원수를 졌다고 애를 장애로 만들어? 아들이라고는 이거 하나인데.”
그러면서 실성한 듯 통곡했다.
“잘한다, 잘해. 윤형이는 지적 장애고, 아버지는 중풍에 하준이는 경찰에 잡혀갔어. 우리 집안은 이제 끝이야. 이게 다 너 때문이라고.”
최진을 바라보는 최란의 눈시울이 고통으로 붉어졌다.
‘그래. 내가 너무 어리석어서 온 집안을 다 망쳤어.
추동현,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매정하고 독할 수가 있지!
대체 전생에 무슨 원수를 졌다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최란은 비틀거리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 추동현을 찾아야 했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거짓말인지 들어봐야 했다.
******
멀지 않은 곳에서 전성이 초조한 얼굴로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 며칠 만에 FTT가 이 지경이 될 줄은 몰랐다.
병원에서 나오자 정화가 바로 달려와 전성의 팔을 잡았다.
“이제 어떡하죠?”
“회장님이 나오시면 뭔가 말씀이 있으시겠지.”
전성이 한숨을 쉬었다.
“아니, 내 말은… 이제 FTT가 망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요.”
민정화가 뭔가를 상당히 망설이며 말했다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회장님에게 굽신거리며 살 거예요?”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아는 거지?”
전성의 안색아 확 변하면서 경고했다.
“난 팩트를 말하는 것뿐이에요. 사람이 위를 바라보고 살아야죠.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지룡의 많은 고수들이 그렇게 생각해요.
뭐, 한때 FTT의 최씨 집안에서 우리 윗대의 어르신들에게는 은혜를 베풀어 주었으니 우리도 그 집의 후손을 돌보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건 아닌데요. 이제 그 집안은 망해가는데 계속해서 그 사람들에게 굽신거린다는 건 좀 말이 안 되지 않나요?”
민정화가 슬슬 구슬렸다.
“두고 보세요. 이제 지룡에서 사람들이 계속 탈출할 거라고요. 이제 FTT는 여러 적에게 공격을 받을 텐데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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