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4화
최양하는 화가 나서 소리치면서 회의실을 돌아보았다. 다들 믿지 못하겠다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최대범, 최민, 최하준, 최란까지도 의심의 눈초리를 했다.
“어머니, 어머니도 안 믿어 주시는 거예요?”
최양하의 얼굴에 절망이 떠올랐다.
“저도 최 씨 핏줄이에요. 제가 어떻게 가족에게 그런 인면수심의 짓을 하겠어요?”
“양하야….”
최란이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완전히 사람을 잘못 봤어. 동현 씨는 무고하다고 그렇게 말을 했었는데 제대로 뒤통수를 맞아 버렸네.’
“경찰에 넘기도록 하지.”
하준이 갑자기 낮은 소리로 뒤에 있던 전성에게 명령을 하달했다.
“최양하, 이번 사건은 끝까지 추적하겠다. 네가 한 짓이라는 게 밝혀지면 아주 크게 후회하게 될 거다.”
최양하는 찬물을 뒤집어쓴 기분이었다.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전성과 지룡 멤버들이 양쪽에서 양하를 잡고 나가면서 이번 사태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들 얼굴이 어두웠다.
최하준이 좌중을 돌아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시간이 늦었으니 다들 돌아가 좀 쉬시죠.”
황보 이사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는데 잠이나 오겠나?”
하준이 입술을 축였다.
“FTT는 지금까지 온갖 풍파를 겪어왔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언제나 신용을 지켰습니다. FTT에서 계약을 어기게 되었으니 파트너에게 한 푼도 빠짐없이 보상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나 최하준이 메우겠습니다. FTT가 정말 버티지 못하게 될 사정이 되면 제가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하준은 역광을 받으며 자리를 떴다.
그러나 회사를 떠난 것이 아니었다. 그 길로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러나 자리에 앉자마자 상혁이 다급히 들어왔다.
“회장님, 어르신께서 회의실에서 쓰러지셨습니다.”
하준의 눈이 무거워졌다. 벌떡 일어나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의사가 응급처치를 마치고 돌아서는 참이었다. 최대범이 충격으로 뇌경색이 와 앞으로 마비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었다.
최민은 화가 난 나머지 최란에게 따지고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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