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4화
“그렇습니다. 사실 하준 씨와 사귀는 동안에도 내내 마약 상습 복용자를 만나고 있었죠. 외국에 있을 때 알았다는 것 같습니다. 백지안은 매주 몇 번씩이나 그 남자를 찾아갔죠. 그 남자를 살해한 살인범은 아직 잡지 못했는데 경찰에서는 백지안을 의심했지만 확실한 증거를 잡지 못했죠.”
그 말을 들은 송영식의 가족들의 반응기 각기 다 달랐다.
송영식이 은근히 백지안을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최근 백지안과 관련된 그다지 좋지 않은 이야기가 들려오기는 했지만 다들 내막을 자세히 알지는 못했던 것이다.
“하신 말씀이 사실인가요?”
송근영이 의아한 기색으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일은 송영식 대표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백지안이 대체 무슨 수를 썼는지 주변 남자들의 정신을 좀 쏙 빼놓아서 송 대표는 백지안을 아주 여신처럼 여기더라고요.“
그렇게 말하는 여름의 말투에는 무력함이 역력했다.
“남자들이 여자에게 홀려있을 때는 무슨 말을 해도 다 믿어주더라고요. 그런데도 최하준이 백지안과 결혼하지 않은 것만 봐도 제 말씀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방증이죠.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사람을 만난 연인과 관계를 지속할 사람은 많지 않죠.”
송영식의 가족은 그 말을 듣고 모두 입을 다물었다. 사실 최하준은 며칠 뒤에 다시 식을 치르겠다고 하더니 이후로 결혼식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고 그 집 식구들에게 물어도 다들 말을 얼버무릴 뿐이었던 것이다.
서경주는 딸이 할 말이 끝나가는 것을 보고 냉랭하게 말을 받았다.
“저희는 오늘 대충 이런 내막을 알려드리러 왔습니다. 우리 두 가문이 알고 지낸 지도 오래되어 어르신이 인품은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다들 송영식 군을 좀 잘 살펴주셨으면 합니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우리 애를 끌고 가려고 했던 영상이 잘못된 마음을 먹은 사람 손에 들어가기라도 했다가는 내년에 대선에 크게 영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점잖은 송연재가 긴장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경주 형님, 그 영상 원본은….”
“우리가 이미 단지 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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