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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6화

여름인 뜬금없이 하준을 보더니 웃었다. “그렇게까지 오버 안 해도 나 질투 안 해.” 하준은 짐짓 눈을 크게 뜨고 여름을 쳐다봤다. “난 당신 말고 다른 여자한테는 손 대기도 싫단 말이야.” 여름은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심장이 눈치도 없이 마구 두근거렸다. 가련하게 집어 들려 있는 임윤서는 두 사람의 얼굴이 보이진 않았지만 대충 어떤 표정일지가 상상되었다. 여름이 복수극의 대본대로 하준을 유혹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옆에서 보기에는 아무래도 둘이 무슨 로맨스물이라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준은 차 문을 열더니 무표정하게 임윤서를 뒷자석에 던져 넣고 여름은 조심스럽게 보조석에 앉혀 안전벨트를 해주었다. 가는 길에 하준은 상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애들 좀 데리고 이쪽으로 와. 마사지 샵 봉쇄하고 경찰 신고하고 기자 불러. 오늘 내로 SE그룹 한지용을 무너뜨려야겠어. 오늘 마사지샵 사건 관련자는 하나도 빼지 말고 다 잡아들이도록 해.” “알겠습니다.” 접대를 하던 상혁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하준은 내내 냉혹한 얼굴로 운전에 집중했다. 임윤서와 여름은 떠들 기력도 없어서 아무 말 없이 기대어 있었다. 병원에 도착하자 하준은 윤서를 바로 매정하게 의사에게 넘겨버리고 여름은 품에 안고 조심스럽게 의사에게 채혈을 부탁했다. 해결 결과를 기다리면서 마침내 하준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앞으로는 윤서랑 놀지 마. 밥만 먹으면 그냥 집에 들어오라고.” “오늘 일은 사고잖아….” “사고는 사고지. 하지만 이게 다 임윤서 때문이잖아.” 하준이 차갑게 내뱉었다. “임윤서 때문에 당신까지 끌려들어 간 거잖아.” “최하준, 그만 해요. 나랑 윤서는 친구야. 끌려 들어가고 말고 할 게 뭐 있어? 내가 언제 당신 친구들 원망했어?” 여름이 무거운 얼굴을 하고 불만 섞인 말투로 하준의 말을 끊었다. “더구나 요 몇 년 해외에 있는 동안 나랑 윤서는 우리 둘밖에 기댈 사람이 없었다고. 윤서는 나에게 가족이나 다름없어. 그리고 잊어버리셨나 본데 3년 전 백윤택 일로 당신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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