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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화

“뭐래? 그냥 좀 아까워서 그러지. 가만 생각해 보면 백지안 참 팔자 좋지 않냐? 그저 그 인간이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을 할 줄 몰라서 그렇지. 아니, 말이야 바른말이지, 송영식이 요리를 아주 잘하더라. 갈비찜이며 튀김이 진짜 얼마나 맛있었는지 몰라.” 임윤서는 지금도 생각하니 입에 침이 고일 지경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송영식이 아주 쓸모없는 인간은 아니네. 요즘 그렇게 음식 솜씨 좋은 사람이 흔한가 어디? 최하준을 봐도 그렇고….” 여름은 한숨이 나왔다. “그 인간은 그저 내가 차려준 밥을 먹을 줄밖에 모른다니까. 나도 누가 나한테 밥 좀 해줬으면 좋겠다.” “양유진 대표 있잖아?” 임윤서가 눈을 찡긋거렸다. 여름은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요즘 양유진은 여름의 계획에 방해가 될까 봐 일체 연락까지 끊고 있었다. 여름은 그야말로 양유진에게 마음의 빚이 컸다. 한창 식사 중인데 하준에게서 전화가 왔다. “난 이제 접대 끝났는데 자기는 어디야?” 여름이 시계를 보니 이제 겨우 7시였다. “뭐 이렇게 빨리 끝났대?” “응, 난 그쪽 대표들하고는 대충 저녁 먹고 나왔어. 김 실장이 2차 데리고 나갔지.” “난 윤서랑 밖에서 밥 먹는데. 먼저 들어가요.” 여름이 느른하게 대답했다. 하준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난 자기랑 같이 있고 싶은데, 당신은 왜 허구한 날 친구랑만 놀려고 그래?” “아니, 내 삶이 일 아니면 당신 밖에 없어야 돼? 나도 맛있는 것도 좀 먹고 놀고 싶다고.” 여름은 전화를 끊었다. ‘최하준이 이렇게 질척거리는 인간인지 왜 전에는 몰랐을까?’ 밥을 다 먹고 나서 여름은 윤서와 마사지 샵으로 갔다. 가는 길에 계속 하준에게서 톡이 날라왔다. -마사지 샵은 뭐 하러 가? 집에서 팩하면 되잖아? 여름은 어이가 없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집에서 하는 팩이랑 전문 샵에서 남한테 마사지 받는 거랑은 천지차이라고. -난 그런 거 몰라. 주소 불러 봐. 내가 가서 결제나 해줄게. 여름은 ‘결제’라는 말에 넘어가서 주소를 불러주고 말았다. 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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