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2화
“당신에게 나는 그저 일개 조제사일 뿐이었는지 몰라도 우리 같은 조제사들이 얼마나 힘겹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조제사가 되는지는 생각해 봤어요?
그때 당신들 같은 재벌 2세가 클럽에서 먹고 마시고 노는 동안 우리는 실험실에 갇혀서 연구를 거듭하고, 당신들이 골프하고 요트에서 낚시할 때, 우리는 죽어라고 책을 씹어 먹을 듯 공부했다고.”
그러면서 임윤서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때 당신이 날 블랙리스트에 넣는 바람에 내가 얼마나 막다른 곳까지 몰렸었는지 알기나 해요? 게다가 그때 백윤택 사건까지 겹치면서 난 마트에서 사람들에게 계란을 맞기도 했다고. 그래서 결국 국내에서는 버틸 수가 없어서 해외로 나간 거예요.
해외에서는 또 완전 이름도 모르는 새내기로 시작하다 보니 또 무시를 당했지. 매일 퇴근도 못 하고 1년 365일에 360일을 실험실에서 보내다가 몇 번을 기절했는지 몰라.
2번은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쓰러져서 밤을 넘기다가 깨어나 보면 병원이고 그랬어요.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지만 난 내 존엄을 되찾기 위해서 그때마다 더 스스로를 채찍질하곤 했어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속이 쓰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저기, 울지 말라고.”
송영식은 속이 따끔따끔 찔리던 참에 임윤서가 울어버리니 어쩔 줄을 몰랐다.
자신이 아주 세상 나쁜 놈이 된 기분이었다.
“난 슬프고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울지도 말라고?”
임윤서의 눈에서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그런데 사람이 워낙 예쁘다 보니 우는 모습도 어찌나 아름다운지 빗속에 꽃이 피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그럼 울어요.”
송영식은 움찔하더니 입을 다물었다.
“송영식! 당신은 사람도 아니야! 내가 이렇게 우는데 달래줄 생각은 안 하잖아. 이러니까 여자 친구가 없지.”
임윤서가 눈물을 닦던 휴지를 송영식에게 집어던졌다.
“…임윤서 씨, 이거 진짜 어이없네.”
송영식은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래, 나 원래 이렇게 어이없는 인간이다!”
임윤서는 코를 팽 풀었다. 예쁘장한 작은 얼굴이 우는 바람에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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