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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화

지금 급한 적은 역시나 백지안이었다. 아이를 데리고 있으려니 언제 들킬까 조마조마했었는데 친정에 맡기고 나니 한시름이 덜어졌다. 저녁에 하늘이 잠들자 여름은 산장에서 빠져 나왔다. 차에 타서 바로 전화 번호를 하나 눌렀다. “곽철규 쪽 상황은 어때?” “허구한 날 도박에 술에 바쁩니다. 이틀 연속 밖에서 여자를 데리고 들어갔어요.” 육민관이 한탄했다. “백지안은 매주 3번 오는데 한 번 오면 7~8시간 있다가 갑니다. 쯧쯧, 정말이지 최하준에게 병이나 안 옮았을까 모르겠어요. 조만간 옮을 건데….” “시끄러워.” 여름은 마른 세수를 했다. 육민관은 입만 열면 그 소리를 하니 여름은 심장이 벌렁거렸다. “놈과 교섭할 사람은 좀 알아봤어?” “다 알아 놨습죠. 그런데 곽철규가 이제 수중에 돈을 다 썼지 싶습니다. 곧 백지안에게 돈을 요구할 거예요. 이제 백지안도 얼마 못 버티지 싶습니다.” “내가 백지안이면 결혼하기 전에 곽철규를 해치우고 싶을 거야.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으니까.” “그러면….” “놈을 살려둬야 해. 결혼식 당일까지 살려 놔야 빅엿을 날리지.” “알겠습니다.” 육민관이 답했다. ‘살면서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 있다니까….’ ---- 다음날. 하준의 본가, 최양하는 아침을 먹고 출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울이 양하를 꽉 껴안았다. “아빠~ 같이 회사 갈래. 할머니 보고 싶어요.” 최양하는 할 수 없이 여울을 안았다. “내가 모를 줄 알고? 또 아빠 찾아가려고 그러지?” “삼촌, 내가 어젯밤에 그 나쁜 이모한테 복수할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어요.” 여울이 간절한 눈을 했다. “꼭 가고 싶어요. 아, 그리고 이따가 데리러 오지 마세요. 나 그 이모네 가서 자고 와야 돼요. 내가 생각해 놓은 게 있거든요. 이따 말해줄게요.” 복수심에 불타는 여울을 보고 최양하는 한사코 거절할 수도 없어서 결국 여울을 데리고 회사에 갔다. 어제 여울이 회사에서 지낸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회사에는 이미 그 집안에 꼬마 아가씨가 하나 늘었다는 것이 알려졌다. 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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