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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화

연회장 내에서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가운데 여름은 담담히 웃었다. 손가락으로 ‘딱!’하는 소리를 튕기자 장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마이크를 조정하더니 듣기 좋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제가 새로 쓴 곡입니다. 오늘 첫 연주니 예쁘게 들어주세요.” “미친 거 아냐? 자작곡이래.” “질투가 나서 덤빈다고 쳐도 상대를 보고 덤벼야지. 시아야 말로 이쪽 전문가 아니야?” “요즘은 돈 좀 있다 하는 집안에서 자식들을 오냐오냐 키워놔서 제 깜냥도 모르고 음악을 모욕하는 케이스가 비일비재하다니까.” 소곤소곤 뒷담화를 주고 받는 사이에 경쾌한 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졌다. “여기서 잠시 멈춰 봐. 파란 하늘을 나르는 비행기 난 멀리로 날아갈 거야. 더 먼 곳으로 날아가겠어. 눈물은 가슴에 떨어져. 이 사랑은 끝나지 않을 거야. 우리 함께 꿈을 향해 날아가자. 이건 끝이 아니야. 새로운 시작. …… 점점 장내가 조용해지더니 진지하게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경쾌하면서도 우수를 지닌 노랫소리가 모두를 꿈을 향해 달리던 스무 살 그 시절의 느낌으로 데려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조금은 슬픈 듯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뭔가가 있었다. 하준은 무대 위에서 빛나는 여인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도 몸에서 온통 빛을 뿜어내는 듯했다. 여름은 항상 그랬었따. 매번 하준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선사했다. 어쩐지 그렇게 자신 있는 태도로 무대에 오른다 싶었더니 피아노를 치는 손의 우아함이며 음색이 모두 시아를 압도했다. 무대에 오른 여름이 톡톡히 망신을 당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백지안은 빠져든 듯한 하준의 시선에 미쳐버릴 뻔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3년 전 강여름은 그렇게나 하찮은 인간이었는데. 3년 만에 온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괄목상대할 사람이 될 수 있단 말이야!’ 여름의 곁에 서 있던 시아는 백짓장 같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 분야에서 시아보다 여름을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이건 예전에도 여름이가 제일 잘 하던 작풍이잖아?’ 곧 한 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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