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4화
“유인아, 날 좀 꿇어앉게 해다오.”
서경재가 고집스럽게 말했다.
어쨌거나 자기 자식이라고 그 꼴을 보고 있던 박재연은 결국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
“넌 다리도 불편한데 어떻게 꿇어 앉니? 어서 일어나거라.”
“그래요. 전 다리가 불구죠.”
서경재는 머리를 바닥에 대고 울었다.
“태어나서부터 저는 불구였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절 무시했죠. 저는 형님께 감사하면서도 형님을 질투했어요. 위자영을 좋아했지만 위자영은 절 우습게 봤죠. 수십 년을 위자영 말고 다른 여자를 사랑해 본 적이 없습니다. 원도 한도 없이 위자영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쳤어요. 벨레스를 제 손에 넣으면 위자영이 날 사랑해 줄 줄 알았습니다. 제가 틀렸어요. 이제야 위자영의 됨됨이를 알았어요. 아버지, 어머니, 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박재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참지 못하고 말했다.
“다 내 탓이다. 내가 널 낳지 말았어야 했어. 내가 널 낳아서 이렇게 고생을 시키고 자기 비하를 하게 만들었어.”
“절 탓하셔도 됩니다. 그저 유인이만은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서경재가 고개를 들고 애원했다.
“유인이는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저는 평생 결혼도 안 하고 그저 저 아이 하나 있습니다. 유인이는 어머니 아버지의 손녀잖아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가 점점 저와 소홀해 지니 마음이 아파서 전에 얼마나 절 사랑해 주셨던지 잊었어요.”
서유인도 바로 서경재 옆에 꿇어 앉아 울며 빌다가 고개를 들면서 머리를 넘기니 퉁퉁 부운 얼굴이 드러났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서신일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서유인이 울먹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서경재가 씁쓸하게 답했다.
“추성호가 애를 섭섭하게 했나 보더라고요.”
“이런 놈을 보았나!”
서신일이 불같이 화를 냈다.
“추신 녀석들이 아주 기고만장이로구나. 내가 그 녀석 할애비를 좀 만나봐야겠다. 우리 벨레스가 한창 잘 나갈 때 그야말로 하찮던 것들이 말이야!”
“됐어요, 할아버지. 그 연세에 굳이 저에게 나서실 필요까지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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