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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화

“최하준, 이 세상에는 CCTV라는 게 있어. 남 누명 씌울 시간이 있으면 가서 CCTV를 좀 돌려보지 그래? 과연 부딪힌 건지?” 여름이 지극히 침착하게 말했다. 백지안의 눈에 당황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하준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시종 여름을 힘껏 노려보고 있었다. “당신 말은 내 눈을 믿지 말고 제대로 된 각도 안 나온 CCTV나 믿으란 말인가?” “……” 여름은 마른 세수를 했다. ‘저기요, 그쪽에서 보신 각도도 제대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각도는 아니었거든요.’ 여름은 백지안이 하준의 뇌에 최면만 건 것이 아니라 지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됐어, 준. 난 이제 싸우고 싶지 않아. 그만 가자.” 백지안이 하준의 손을 잡으며 애원했다. 하 팀장도 얼른 맞장구를 쳤다. “회장님, 백 대표님은 그냥 저에게 서류 전해주러 오신 것 뿐이에요. 그리고 서류에는 써 있지 않은 내용을 좀 더 덧붙여서 말씀해 주시고 저는 듣는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강 대표가 뭔 백 대표가 쇼를 하니, 꼴보기 싫으니 어쩌니 하면서 저희가 근무시간에 무슨 하면 안 되는 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막 말한 거예요. 뭐 그것까지도 그렇다고 치더라도, 거기다가… 또….” “또 뭡니까?” 하준의 눈이 가늘어 지며 한기를 뿜어냈다. 하 팀장은 이를 악 물고 말을 이었다. “오늘 자기가 입은 속옷이… 회장님이 사주신 거라며….” 백지안이 고개를 숙였다. 눈물 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지안아, 오해야. 어제는 사정이 있었어. 너에 대한 내 마음은 네가 제일 잘 알잖아? 지금 난 강여름 꼴도 보기 싫다고.” 하준은 당황했다. 어제 자신이 충동적인 일을 벌이는 바람에 백지안에게 상처주는 일을 만들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때 여름이 뚫어져라 하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변에서 이 상황을 구경하던 직원은 갑자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보니 최 회장이 강여름을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 봐. 심지어 싫어하는 것 같은데?’ ‘큰일났네. 줄 잘못 섰네. 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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