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화
그때 이주혁은 그 싸늘한 얼굴의 가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결국 이주혁은 그 가면을 직접 찢어버렸다.
그날 밤 백소영이 부끄러운 척하던 얼굴을 이주혁은 또렷이 기억했다.
‘이제, 다 옛이야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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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뒤.
해외 어느 곳.
감긴 붕대가 하나하나 벗겨지고 눈, 코, 입이 드러났다. 거울 속 여자는 천천히 자신의 보드라운 피부를 만져보았다. 몇 년 동안 치료를 하느라고 햇빛을 보지 못했던 피부는 눈처럼 하얗고 투명했다.
이제 여고생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와, 우리 엄마 정말 예쁘다.”
작은 여자아이가 와락 와서 안기며 기쁜 얼굴로 엄마를 쳐다봤다.
“네가 누구 딸인데?”
뒤에서 남자아이가 환하게 웃었다.
“이 잘생긴 아들 엄마지.”
여름은 이마를 짚었다.
‘그래. 이제 아무도 내 얼굴이 이렇게 회복되고 귀여운 아이들이 둘이나 있다고는 생각지 못할 거야.’
“하지만 난 엄마를 하나도 안 닮아쪄. 나는 그 나쁜 아빠를 닮았나 봐.”
여자아이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여름도 곧 슬픈 얼굴이 되었다.
어르신들 말씀에 딸은 아빠를 닮고 아들은 엄마를 닮는다고 하더니 틀린 말이 하나도 없었다.
여울이와 하늘이는 쌍둥이지만 전혀 닮지 않았다.
“그래. 우리 여울이가 아빠를 닮긴 했지만 우리 여울이는 엄청 귀여운걸.”
임윤서가 허리를 굽혀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윤서야…”
여름이 윤서를 바라보았다.
“난 귀국할 준비가 되었어. 너는?”
임윤서가 눈을 내리깔았다.
“나는 조금 더 있다가. 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아직 안 끝났어.”
여름이 살짝 마음 아픈 듯 임윤서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그 일은 이미 다 지나갔어. 이번에 돌아가면 내가 직접….”
“됐어. 난 내 손으로 백윤택과 맞설 거야.”
임윤서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
“난 네 생각처럼 약하지 않다고.”
그럼 됐어.”
여름이 눈가에 복잡한 기색을 숨기며 말했다.
“이번에 귀국 길에는 아이들을 못 데려가니까 너에게 좀 부탁할게.”
“걱정하지 마. 우리 사이에 뭘. 게다가 다 내 수양딸, 수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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