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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화

‘백윤택 같은 쓰레기를 도와줬다고 하늘이 이제 내게 벌을 내리나?’ “미, 미안해.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 백지안은 하준의 날카로운 눈에 놀랐다. 이렇게 무서운 하준의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없을 일인데….’ 하준은 백지안에게 심하게 말한 것이 후회되었다. 하지만 강여름의 죽음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심을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그래, 넌 생각하지 못했겠지. 그저 백윤택을 감쌀 생각뿐이었으니까. 하지만 요즘 대체 백윤택이 얼마나 사람을 해쳤는지 생각해 봐” ‘여름이 말이 맞았어. 백윤택을 감싸느라고 다른 사람의 목숨은 내게 안중에도 없었어. 백윤택을 위해서 번번이 선을 넘고, 내 자신의 도덕 기준조차 파괴해 왔지.’ “준, 다 내 탓이야. 탓하려면 날 탓해.” 백지안이 꿇어앉아 눈물 콧물을 빼며 울었다. “난 정말 이러려던 게 아니야.” “가 봐. 난 혼자서 잠깐 생각을 좀 해봐야겠어.” 하준이 백지안을 쳐다도 안 보고 차에 올라 떠나 버렸다. 최면에 걸린 후 처음으로 백지안을 무시한 것이었다. 백지안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멀어져 가는 차를 보며 꽉 쥔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강여름이 죽었다고 하준이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다. ‘분명 최면에 걸렸으니 강여름에 대한 감정은 남아있지 않아야 정상인데. 아무래도 강여름에 대한 하준이의 사랑을 내가 너무 얕잡아 본 모양이군. 그래도 그것이 죽었다니 다행이지 뭐야. 앞으로 다시는 내 자리를 위협하지 않겠지.’ 이때 백윤택이 전화를 걸어 왔다. “지안아, 강여름이 진짜로 죽었어?” “응.” “잘됐네. 그럼 이제 넌 곧 진짜 명실상부한FTT 사모님이 되겠네.” 백윤택은 신이 났다. 이제 최하준이라는 뒷배가 생기면 앞으로 모든 비바람을 막아줄 터였다. “이제 좀 얌전히 지내.” 백지안이 짜증스럽게 말했다. “준은 오빠 때문에 강여름이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제 앞으로는 절대 봐주는 일 없을 거야.” “뭐라고? 농담이겠지?” 백윤택이 당황하더니 곧 웃었다. “걱정하지 마. 요즘 하준이가 널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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