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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화

‘역시나….’ 여름이 예상이 들어맞았다. 최하준의 얼굴은 매우 좋지 않았다. “대체 어쩌다가 잡아두지도 못한 거야?” 상혁이 민망해 했다. “그 남편 되는 사람이 처음에는 쫓아갔는데 중간에 승합차가 강여름을 태워갔다고 합니다.” “동료가 있는 게 분명하군. 찾아! 승합차부터 추적해 봐.” 하준이 언짢은 얼굴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상혁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결국 또 한 마디했다. “사모님께서 어제 갑자기 강여경을 찾으라고 하셨는데 뭔가 짚이는 게 있어서 그러신 거 아닙니까?” 하준이 의혹에 찬 얼굴로 여름을 쳐다봤다. “아직은 말할 수 없어요.” 여름이 시선을 피했다. ‘지금 바로 지다빈이 강여경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가는 안 믿을 지도 몰라. 내가 지다빈을 모함한다고 의심할 수도 있고.’ “말해 줘요. 당신이 나한테 뭐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 드는 거 별로야.” 하준이 여름의 어깨를 잡더니 돌려세웠다. 여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 당신이 내게 지다빈의 정체를 숨기고 당신 곁에 두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내 기분을 이제 좀 알겠네요?" “……” ‘또 시작이군. 또 그 얘길 하기 시작했어.’ “밥 먹읍시다. 다 식겠어.” 하준이 더는 묻지 못하고 얼른 화제를 돌렸다. 여름은 콧방귀를 뀌었지만 그걸로 괜히 하준의 기분이 안 좋아서 체면 깎는 일이 생길까 봐 더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참았다. 그러나 찌개를 한 입 먹다가 결국 성질을 부리고 말았다. “아, 소금 가져오라니까.” “여기 있어, 여기.” 하준은 한껏 여름의 비위를 맞추며 소금을 들고 왔다. 옆에서 보고 있던 상혁은 속으로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카리스마 넘치던 하준이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이렇게 절절 매는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며칠 전에는 채팅명까지 ‘여하간 love’로 바꾸는 바람에 회사에서도 다들 회장님 휴대전화가 해킹을 당했다며 직원들이 한바탕 난리였었다. ‘그러니까 겉으로만 아닌 척 하다가 언젠가는 이렇게 다 들킬 줄 알았다, 내가.’ “아 참, 어제 내가 사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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