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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장

“알면 됐습니다. 그런데 강여름 씨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종잇장처럼 삐쩍 마른 그녀를 보자 최하준은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라 말이 곱게 나가지 않았다. “혼인 신고한 이래로 하루도 맘 편할 날이 없잖습니까! 강여름 씨가 죽으면 경찰이 가장 먼저 심문할 사람이 나라는 건 압니까?” “앞으로 이런 일 없을 거예요.” 여름은 눈물이 흘러내리는 걸 참으려고 창백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최하준도 마음이 불편했다. 윽박 지르려던 건 아니지만 그래야 여름이 다시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사준 핸드폰은 어째서 그 집에 둔 겁니까?” “엄마한테 속아서 뺏겼어요.” “바봅니까?” “…맞아요, 이제부터 강바부탱이라고 부르시면 되겠네요.” “…….” 이지훈이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금세 병실 분위기가 좀 부드러워졌다. “됐어, 그만 자극하라고. 부모님한테 그런 일을 당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 여름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최하준이 인상을 풀었다. “죽기 싫으면 이제 그 집 사람들한테서 멀리 떨어지십시오.” “하긴.” 이지훈이 끄덕였다. “앞으로 우리 하준이 밥 좀 부탁합니다. 보세요, 며칠 제수씨가 해주는 밥을 못 먹으니 성질이 점점 괴팍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지훈” 최하준이 노려보자 지훈은 말을 멈췄다. 여름이 참지 못하고 살짝 웃었다. “얼른 돌아가서 해줄게요.” “됐습니다. 본인 몸조리부터 합시다.” 내내 딱딱한 목소리였지만 어쩐지 따뜻하게 느껴지는 말이었다. ‘쭌,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 한주그룹. 한선우가 인터넷에서 그 뉴스를 본 지도 이틀이 지났다. 포털엔 이미 전문의의 진단서까지 공개돼 있었다. 충격에 한동안 멍해 있던 한선우는 차를 몰아 강여경의 집으로 갔다. 들어서자마자 분노를 억누르며 따져 물었다. “여름이를 폐가에 두고 물도 없이 쉰 밥만 주셨다는 게 사실입니까?” “그게 말이 되나? 자넨 어려서부터 우리를 봐 왔잖나, 우리가 그런 사람인가, 어디? 강태환은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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