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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화

여름은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다 하준의 셔츠를 풀고 수건으로 닦아주었다. “지안아….” 갑자기 하준이 여름의 손을 잡으며 잠꼬대를 했다. 여름은 얼음물을 뒤집어 쓴 듯 그대로 굳어 버렸다. ‘지안이? 누구지? 전 여친인가?’ 이럴 때 여자의 육감이란 특히나 예민한 법이다. 힘껏 손을 뿌리쳤다. 하준의 손이 허공을 저으며 다시 불렀다. “지안아….” 여름은 눈가가 빨개진 채로 침대 가에 돌아 앉았다. 심장이 바늘에 찔린 듯 아팠다. ******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하준은 숙취로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속도 쓰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자기 집 침실이었다. ‘지금은 강여름 꼴도 보기 싫다니까 지훈이는 왜 날 여기로 데려온 거야?’ 어젯밤 술을 너무 마신 탓에 속이 아팠다. 시선을 돌리다가 협탁 위에 물과 위장약이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눈이 살짝 커졌다. 이모님이 이렇게 세심할 리는 없다. 그리고 하준이 무슨 약을 먹는 지도 모를 테고. '그렇다면 강여름이….' 하준은 복잡한 심경으로 일단 약은 먹었다. 세수를 하고 속쓰림이 좀 가라앉고 나서야 1층으로 내려갔다. 임옥희가 청소를 하다가 그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웃었다. “사모님이 아침 준비하고 계세요.” 식탁에 가 보니 꿀물과 북엇국, 김자반이 놓여있었다. 주방 문이 열리더니 쟁반에 밥그릇을 받쳐든 여름이 나왔다. 편안한 캐주얼에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는 하나로 묶었다. “어제 너무 많이 마신 것 같길래 북엇국 준비했어요.” 여름이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로 밥그릇을 하준의 자리에 놓았다. 하준은 밥 그릇을 한 번, 여름을 한 번 보았다. 머릿속에서는 자꾸 여름이 양유진의 목을 껴안고 있던 이미지가 떠올랐다. 심장에서 팽팽하게 당겨졌던 뭔가가 탕하고 끊어진 것 같았다. 벌떡 일어나 테이블에 있던 그릇을 모두 밀어버렸다. “더러워! 강여름 씨가 한 밥은 못 먹습니다!” 여름의 얼굴이 삽시간에 하얗게 질렸다. 잠시 후 깜빡이던 눈에서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더럽다고 말하니 내가 나갈게요.” 어쨌든 꿈속에서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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